제276화
“제법이군.”
강도훈은 사실 소이현의 이런 면모를 내심 높게 샀다. 적어도 이런 상황에 그녀처럼 평정심을 잃지 않는 여자는 흔치 않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침착함의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소이현이 조금만 더 다정한 목소리로 그를 달래주었더라면 강도훈이 이토록 모질게 굴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금세 마음이 약해졌을 터였다.
그러나 모든 것은 그의 기대와 어긋나고 있었다.
뜻밖의 일들이 연달아 터지고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이 치밀었다.
결국 이성을 잃은 채 소이현을 별장으로 데려오고 말았다.
앞뒤를 재지 않고 저질러 버린 일이었다.
게다가 둘은 이미 갈라진 사이였다.
이제 와서는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
강도훈은 문득 막막해졌다.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도 알 수가 없었다.
권승준을 핑계로 삼을 수도 있었다. 두 사람이 같이 있는 꼴이 보기 싫어 집으로 데려왔다는 말만큼 설득력 있는 이유도 없었을 터였다.
품에 안긴 소이현은 버둥거리지는 않았으나 그에 대한 혐오감을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그 노골적인 감정을 온몸으로 마주하며 강도훈은 깨달았다. 소이현을 이곳에 데려온 것은 권승준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예전처럼, 날 선 가시를 세우지 않은 소이현이 평온한 얼굴로 그에게 말을 건네주길 바랐을 뿐이었다. 그랬다면 이 번잡하고 어지러운 마음도 조금은 가라앉았을 텐데 말이다.
이제는 달래주길 바라는 사치스러운 기대까지 접었건만 그녀는 끝내 그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강도훈의 기억 속 소이현은 늘 그의 눈치 살피곤 했다.
화를 내기라도 하면 그녀는 몇 마디 달콤한 말로 그를 달래주려고 애썼다. 그의 기분이 조금이라도 풀어진 것 같으면 소이현은 대담하게 품으로 파고들어 그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 그가 밀쳐내려 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마를 그의 목에 비비며 매달리곤 했었다.
가슴 한구석이 옥죄어 왔다. 강도훈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런 소소한 조각들을 잊고 산다고 믿었건만 기억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강도훈은 갑자기 힘을 주어 소이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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