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이모, 저 안 가요. 이 사람은 절 데려가서 제 몸에 실험하려고 해요. 저 그냥 그 바보한테 시집갈게요. 이모, 이 사람한테 돈 주고 절 살려줘요. 이 사람이 만족 못 하면 경찰 부른다고 했어요. 이모, 제발 절 좀 도와줘요.”
윤시원이 외치며 손을 뻗자 그 여자는 민첩하게 뒤로 피했다.
“얘는 우리 집이랑 아무 상관 없어. 어서, 어서 데리고 가. 병 고치겠다고 진 빚은 지가 갚아야지 내가 왜 대신 갚아? 당장 끌고 나가 난 한 푼도 안 줄 거니까!”
그렇게 여자의 방해 없이 우리는 무사히 차로 돌아올 수 있었다.
조수석에 앉은 윤시원의 얼굴엔 드디어 미소가 번졌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생각보다 꽤 연기력이 좋던데요? 재능을 미처 몰랐네요.”
그러자 윤시원의 볼이 발그레 물들었다.
“그땐... 그땐 그냥, 이모가 저를 보내주지 않을까 봐 무서워서 그랬어요...”
그녀는 조심스레 나를 흘끔 보며 목소리를 낮췄다.
“평소엔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 진 선생님도 아시잖아요.”
“하하, 알아요. 잘 알아요.”
윤시원이 얼마나 순하고 착한 아인지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오늘 그녀의 순발력 덕분에 우리가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던 건 분명했다.
“저기, 진 선생님... 저 진짜 그렇게 큰 빚 진 거예요?”
윤시원이 조심스레 물었다.
치료비는 늘 부모님이 부담했던 터라 그녀는 전혀 감이 없었을 것이다.
그녀가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에 장난기가 스며들었다.
“당연하죠...”
“1억 3천만 원이라니... 너무 많잖아요... 그래도 제가 정말 열심히 일해서 꼭 갚을게요. 절대 도망 안 가요!”
그녀는 잔뜩 긴장한 채 얼굴을 구기더니 이내 손을 번쩍 들어 맹세라도 하듯 외쳤다.
나는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니. 그냥 겁주려고 한 소리였어요. 전부 다 거짓말이에요.”
“정말요? 저... 그럼 아까 그 말들 다...”
윤시원은 눈이 동그래지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입을 틀어막았다.
“장난이었어요.”
그녀는 뺨을 부풀리며 양 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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