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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반란호구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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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신고요?” 이 비서는 순간 멈칫했다. “그래도 이건 우리 회사 내부 일인데 경찰 신고는...” 이런 문제는 사실 중대한 사안도 아니었고 뭔가 좀 구질구질했다. 괜히 경찰을 부르면 다른 회사에 웃음거리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맞아요, 바로 신고하세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린 본업이 오프라인 사업이잖아요. 온라인 쪽은 활동도 적고 영향력도 미미하죠. 근데 이 영상은 오늘 오전에 올렸는데 지금 이렇게 큰 인기를 누리는 걸 보니 무조건 돈 엄청 쓴 겁니다. 홍보나 유포는 다 치밀하게 계획된 겁니다. 이번 소란의 배후가 이렇게 돈 쓴 거면 댓글 관리도 이미 다 준비했겠죠. 우리가 어떻게 노력해도 이 무대에선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이 배후 세력을 온라인 뒤에서 끌어내서 정면승부로 붙어야 이길 승산이 있죠.” 이건 내가 미리 세워둔 계획이었다. 이 비서는 워낙 똑똑해서 금방 이해한 듯한 표정을 짓고 나를 보며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역시 진 대표님이네요. 대책을 잘 세우네요.” “제가 직접 신고할게요.” 내가 세 자리 숫자를 꾹꾹 눌렀고 신호음이 이어졌다. 한편, 유상원 사무실에서 유상원이 임서현을 껴안고 입을 맞추며 들떠 있었다. “우리 자기야, 이번엔 정말 고생했어. 걱정 마, 이 정도 여론이면 이사회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저 녀석 자리 박탈되고 내가 다시 대표 자리에 오르면 바로 널 내 비서로 앉히지.” 임서현은 웃으며 유상원에게 애교를 부렸다. “이사님, 이번에 난 얼굴 다 까고 영상 올렸단 말이에요. 체면이고 뭐고 다 버리고 한 일이니 진짜 저에게 잘해줘야 해요.” “그래, 그래, 우리 자기는 내 소중한 보물이야. 당연히 아끼고 사랑해야지.” ... “우현아, 너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그 영상 봤어?” 우리 부모님은 집에 계셨지만 내 친구들이 알려줘서 결국 영상을 보고 말았다. 영상이 올라온 지 얼마 안 됐는데도 퍼지는 속도와 영향력이 장난이 아니니 이제 막 대표직 맡은 내가 감당할 수 없을까 봐 걱정하신 거였다.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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