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3화
연시윤은 갑자기 임이서의 몸을 돌리더니 그녀와 마주 보았다. 눈이 마주치자 얼굴이 토마토처럼 빨개진 임이서는 먼저 시선을 피해버렸다.
“또 사라지지 않을 거지?”
뜬금없이 묻고 있었지만 그의 눈빛은 너무도 진지했다.
임이서는 조금 당황한 채로 그의 품에 기대어 말했다.
“당연하죠. 절 필요로 한 이상 언제든 곧바로 시윤 앞에 나타날 거예요.”
“난 네가 10년 전처럼 갑자기 사라질까 봐 두려워. 그 산을 다 뒤졌는데도 네가 안 보였거든.”
임이서의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렸다. 그러면서 연시윤을 꽉 끌어안았다. 그녀는 전부터 알고 있었다.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연시윤이 무너지지 않는 거대한 바위 같고 절대 쓰러지지 않을 사람이라고 해도 어린 시절 상처 때문에 속은 누구보다 연약하고 불안 속에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렇지 않다면 이런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을 리가 없었다.
그가 현재 그녀를 좋아하고 의지하며 자꾸만 이렇게 안는 것도 그녀가 그에게 유일한 피난처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모든 건 10년 전 그녀가 그를 구해준 순간부터 연시윤은 그녀를 믿어도 된다고 생각한 것인지 모른다. 그렇게 그녀의 옆에 있을 때만 숨통이 트이게 된 것이다. 다만 그는 그녀를 찾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무리 지난 생의 기억을 떠올려 보아도 연시윤이라는 존재에 대해 들어본 적 없었다. 지난 생에서 그녀를 찾지 못하고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으니 그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생각만 해도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였다.
“안 사라져요. 이번에는 꼭 시윤 곁에 있을 거예요. 어디에도 안 가요.”
그녀의 말에 연시윤은 그녀를 더 꽉 끌어안았다.
“그 말 꼭 지켜. 안 그러면...”
임이서는 한참 지나도 뒷말이 들려오지 않자 고개를 들었다.
“안 그러면요?”
연시윤은 손을 들어 애정이 넘치는 눈길로 그녀를 보면서 그녀의 코끝을 장난스럽게 쓸어내렸다.
“껌딱지처럼 붙어 다닐 거야. 접착제를 붙여서라도 절대 떨어지지 않을 거라고.”
그의 말에 임이서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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