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화
연시윤은 불안감에 사로잡힌 듯 보였다.
그는 두 팔로 자신을 꽉 감싸고 욕실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다.
머리는 흐트러진 상태였고 곳곳에 상처가 터진 듯 환자복에는 피가 많이 배어있었다.
팔로 얼굴을 가린 채 핏빛으로 물든 무서운 눈만 드러내고 있었고 핏줄과 피로가 가득한 눈에는 모든 것을 파괴할 듯한 폭력성이 서려 있었다.
그는 갑자기 나타난 임이서를 경계하며 사납게 노려보고 있었다.
마치 굶주린 야수가 먹잇감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처럼 말이다.
임이서는 이 광경에 놀랐지만 표정에는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그녀는 천천히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선 조심스럽게 다가가며 최대한 부드럽고 온화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무서워하지 마요. 난 시윤 씨를 해치지 않을 거예요. 시윤 씨도 날 해치지 않을 거죠?”
“만져봐도 될까요? 내가 만져주면 이제 아프지 않을 거예요.”
“겁내지 마요. 내가 지켜줄게요. 아무도 시윤 씨를 해치지 못해.”
임이서는 서서히 다가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남자는 여전히 핏빛 눈으로 그녀를 응시했지만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임이서가 천천히 손을 그의 머리에 올리자 핏빛 서린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리더니 무언가를 떠올린 듯 순간 번쩍였다.
목구멍에서 간신히 흘러나온 목소리는 극도로 쉬어 있었다.
“임이서...”
“맞아요. 저예요.”
“요즘 많이 힘들었죠? 잠깐 잘래요?”
“내가 여기 있을게요. 아무도 시윤 씨를 방해하지 못할 거예요.”
임이서는 손바닥으로 그의 머리를 감싼 채 엄지와 검지로 혈자리를 부드럽게 눌러주기 시작했다.
연시윤은 여전히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고 다행히 사나운 기운이 점점 사그라들었다.
반응이 다소 느려진 그는 순간 강렬한 감정이 밀려오는 듯했다.
임이서가 고개를 숙여 크로스백에서 침을 꺼내려는 순간 연시윤이 갑자기 팔을 풀고 그녀 품에 기대었다.
근육진 팔로 임이서를 꽉 잡는 모습은 불안감에 사로잡힌 어린아이 같았다.
의 행동에 임이서는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