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장 걔는 신경 쓰지 마
이가인은 은근슬쩍 진심을 내보이며 꼬시려 드는 정승진의 말에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너 그런 말 하는 거 하나도 안 멋있어. 내 눈에는 그냥 나사 하나 빠진 사람처럼 보일 뿐이라고.”
“너 지금 나 밤피 같다고 생각했지?”
이가인은 정승진의 말에 저도 모르게 풉 하고 웃어버렸다.
‘밤피’라는 단어는 일전에 그녀가 정승진에게 직접 가르쳐준 바보의 사투리였다.
“웃었으면 땡이야. 더 이상 욕하면 안 돼.”
“크흠, 나 지금 농담하는 거 아니야. 나한테 시간과 정성을 쏟을 겨를이 있으면...”
이가인이 웃음을 거두어들이고 다시금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으려는데 정승진이 단번에 잘라버렸다.
“나도 지금 재미로, 농담으로 이러고 있는 거 아니야. 내 진심까지는 매도하지 마. 그리고 말이야. 얘기하는 건 좋은데 뭐 좀 먹고 하면 안 될까? 나 배고파.”
배고프다는 그의 말에 이가인은 어쩔 수 없이 할 말을 도로 삼켰다.
“뭐 먹고 싶은데?”
“매운 닭볶음탕, 곱창, 매운 소 갈비찜 그리고 유성제면.”
전부 다 이가인이 좋아하는 것들이었다.
이가인은 한숨을 내쉬며 화내는 것도 이제는 힘들다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치료를 아예 포기하고 싶나 보지? 그런 거면 확실히 말해. 과에 얘기해서 당장 네 병상부터 내놓으라고 할 테니까.”
“먹고 싶은 거 말하라며? 내가 방금 말한 대로 주문해줘. 그리고 같이 먹자.”
이가인은 별다른 대꾸 없이 병실 밖으로 나가 근처 음식점에 연락해 음식을 몇 가지 주문했다. 그러고는 통화를 마친 후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
정승진은 전화를 핑계로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그녀가 다시 돌아오자 의외라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옷 가져 왔으니까 갈아입어.”
이가인은 퉁명스러운 얼굴로 옷장에서 쇼핑백을 꺼내 들었다.
정승진은 수고했다고 하더니 곧바로 당연하다는 듯이 그녀의 손길을 바랐다.
“그럼 나 옷 갈아입는 것도 좀 부탁할게.”
이가인은 그 모습이 무척 얄미웠지만 그래도 군말 없이 다가가 그의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그녀는 일단 정승진이 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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