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장
조경선은 예의 바르게 절을 올렸다.
“태후마마께서 며느리를 믿지 않으시거든 계속 단약을 드시면 되옵니다. 다음에 몸이 불편하시면 며느리가 다시 처방을 올리면 될 뿐이옵니다.”
“네, 네가 감히 노신을 저주하는 것이냐?”
태후께서 그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시며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시자, 희 상궁이 급히 다가가 등을 두드려 드렸다.
“충언은 귀에는 거슬리나 몸에는 이롭사옵니다. 며느리는 단지 태후마마께서 사기를 당하시지 않기를 바랄 뿐이옵니다.”
그 말을 들은 태후는 이내 부드러운 방석을 던졌지만 조경선은 감히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머리에 맞았다.
방석을 흘깃 보고 다시 태후 곁의 벼루를 본 그녀는 속으로 태후가 진정 노하지는 않았음을 알아차렸다.
진짜로 노했다면 날아온 것은 저것이 아니었으리라.
태후께서 차가운 눈길로 보시며 말씀하셨다.
“말해 보아라. 도사님이 나를 어떻게 속였단 말이냐?”
“무민산 도관은 궁궐만큼이나 호화롭다 들었사옵고, 그 안의 도사들도 매일처럼 영지와 제비집을 들며 구름같은 비단을 걸치시어 매우 호사스럽다 하옵니다. 손자며느리는 비록 신선의 도를 잘모르오나, 마땅히 자비로우시어 백성의 고달픔을 헤아려 도를 닦을 분들이 어찌 이토록 사치를 부리는 지 참 이해가 안됩니다.”
남궁진은 멈칫 했다.
설마 고관대작 출신의 그녀가 이런 말을 할 줄이야.
하지만 듣기만 해도 그 도사들이 한참 지나친 것 같았다.
태후께서 생각을 머금고 조용히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렸다.
“네 생각으로는 도관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느냐?”
조경선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답했다.
“태후마마께서 먼저 손자며느리의 죄를 용서해 주신다면 감히 말씀드리겠나이다.”
“좋다, 네 죄는 묻지 않겠으니 어서 말해 보거라.”
“손자며느리가 보기에는 즉시 도관을 폐쇄하고 도사들을 내보내며, 매달 도관에 하사하시던 재물을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시는 것이 태후마마의 인자하신 마음을 보여주실 수 있을 것 같사옵니다.”
이 말이 끝나자 전각은 더욱 조용해졌다.
그때 잠에서 깨어난 앵무새가 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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