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39화 왜 법의관이 되려고 한 거야?

나도 소석진과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아마도 주성훈이 움직였다는 걸 눈치챘고 거기에 외할아버지의 재산이 전부 내 명의로 넘어간 걸 알게 돼서 화가 나, 나한테 전화를 걸어 욕을 한 거겠지. 하지만 내가 그의 욕설을 들어줄 의무는 없었다. 그저 마음이 지쳤다. 세상에서 나와 혈연으로 이어진 유일한 사람이 시시때때로 나를 계산하고 원수처럼 대하니까... 정말 주성훈 곁에 있을 때만 조금이라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나도 잘 알고 있었다. 평생 그에게 매달릴 수는 없다는 걸. 그는 언젠가 화림을 떠날 것이다.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하고 나는 그저 그의 삶 속에 보잘것없는 한 조각일 뿐이다. 이런 생각이 드니, 금세 기운이 빠져 침대에 엎드린 채 창밖의 달빛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어릴 적엔 생일이 되면 외할아버지가 항상 특별한 선물을 준비해 주셨다. 직접 만든 케이크일 때도 있었고 여행을 데려가 주신 적도 있었고 어느 해에는 마장에 데려가 말을 가르쳐 주시기도 했다. 하지만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는 그런 행복을 다시 느껴본 적이 없었고 생일을 기다리는 일도 드물어졌다. 엄마 눈에는 항상 소석진만 있었고 그들은 내 기쁨과 슬픔에 관심이 없었기에 나도 마음속 얘기를 숨기는 법을 배웠다. 지금 다시 외할아버지의 따뜻함을 떠올리니, 눈물이 절로 흘러내렸고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다음 날 아침, 거울 속의 부은 눈을 보며 나조차 나를 못 알아볼 뻔했다. 진한 화장을 했지만 눈 밑의 그늘은 가릴 수 없었다. 질질 끌며 내려가니 주성훈이 이미 식탁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나를 한 번 보았지만, 표정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이렇게 진하게 화장을 했는데, 아무 반응도 없다니?’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다가 곧 스스로 비웃었다. 그는 아마 내 외모 따위에 관심이 없으니, 변화에 눈치챌 리 없을 것이다. 마음을 다잡고 나는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성훈 씨, 좋은 아침이에요.” 그는 말없이 죽 한 그릇을 내 앞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