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비행기가 착륙하자 서현석은 전소연의 여행 가방을 들고 앞장서서 걸었고, 전소연은 뒤따르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현석아, 저 건물 좀 봐. 정말 예쁘다!”
전소연이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앞으로 달려나가자 그녀의 손가락이 무심결에 그의 손목을 스쳤다.
서현석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작년 봄에 조유나를 데리고 대회에 참가했을 때 그녀도 이렇게 벚꽃나무 아래 서서 감탄했었다. 그때 조유나는 까치발을 하고 그의 손에 든 생수병을 잡으려 하다가 햇빛이 너무 강하다며 가려달라고 투정 부렸다.
그는 휴대폰을 내려다보았다. 조유나와의 대화창은 그가 비행기에 타기 전에 보낸 문자에 머물러 있었다.
[유나야, 언제 올 거야? 시간을 알려줘. 내가 공항에 마중 나갈게.]
“우선 기숙사에 가서 짐부터 풀자.”
그는 생각을 정리하며 전소연을 향해 웃었다.
서현석이 그녀의 침대 시트를 정리해주고 있을 때 전소연은 옆 의자에 앉아 그를 지켜보기만 했다.
“현석아, 너는 나한테 정말 잘해줘. 네가 영원히 나한테 이렇게 잘해줬으면 좋겠어.”
서현석은 대답 대신 잘 개어진 이불을 침대 가장자리로 밀었다.
저녁에 캠퍼스를 거닐 때 전소연이 갑자기 다가와 그의 팔을 감쌌다.
“참, 오늘 신입생 환영 캠프파이어가 있는데 나 사람 많은 곳은 겁나서...”
“내가 같이 있어 줄게.”
서현석은 웃으며 그녀를 달랬다.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머니 속 휴대폰이 진동했다. 그는 조유나인 줄 알았지만 화면에는 날씨 예보 문자뿐이다.
그날 밤 캠프파이어 현장. 모닥불이 파드득 타오르는 소리를 냈고 주변은 소란스러웠다.
전소연이 구운 고기를 서현석의 입가에 가져갔고, 그는 받아먹다 실수로 그녀의 손가락을 살짝 깨물었다.
전소연은 마치 불에 덴 듯 손을 움츠리며 귀 끝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주변에서 누군가 야유를 보냈지만 그는 입꼬리만 살짝 올렸을 뿐 시선은 자꾸만 휴대폰 화면으로 향했다.
“조유나가 아직 너한테 답장 안 했어? 너랑 싸운 건 아니야?”
서현석은 눈살을 찌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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