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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아마도 그날 조유나의 말이 서현석을 자극한 듯했다. 그는 과거의 잘못에 대해 그녀에게 보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현석의 보상은 마치 길고 긴 혼자만의 연기처럼 본인 외에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그는 사람을 시켜 국내에서 조유나가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오래된 빵집의 찐빵을 보냈다. 포장지에 이름은 남기지 않았지만 택배 기사는 상대방이 거부했다는 이유로 그대로 반송했다. 그는 조유나의 시간표를 알아내어 그녀가 수강하는 미술사 수업의 옆자리를 차지했다. 두 시간 내내 조유나의 시선은 그에게 단 한 번도 향하지 않은 채 노트에 글자만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마치 그가 공기처럼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가장 가슴 아픈 것은 비 오던 날이었다. 그는 우산을 들고 실험실 건물 아래에서 세 시간 동안 기다렸다. 비는 내리다 멈추기를 반복했고 바짓단은 진흙으로 얼룩졌다. 유리창 너머로 조유나와 고윤재가 함께 도면을 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어떤 부분을 가리키며 웃었고, 고윤재는 귀를 기울이며 도면 위를 가볍게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두 사람의 다정하고 조화로운 모습에 서현석은 두 눈이 시큰거렸다. 예전에 그와 조유나도 그랬었다. 매일 붙어 다니며 서로의 가장 친한 동반자였다. 서현석은 실험실 밖에서 계속 기다렸다. 조유나는 밤이 깊어서야 나왔지만 고개도 들지 않고 곧장 실험실 옆문으로 향했다. 날이 하루하루 지나갔다. 서현석은 우주 대학교에도 가지 않고 종일 유령처럼 조유나의 대학 캠퍼스를 배회하며 조유나에게 다가가 말을 걸 기회를 찾았다. 그리고 매일 가장 가슴을 찌르는 장면은 조유나와 고윤재가 나란히 산책로를 걷고, 과제를 논의할 때 머리를 가까이 맞대고 있거나 식당에서 달콤한 디저트를 나눠 먹으며 고윤재가 자연스럽게 그녀가 싫어하는 것을 골라내는 모습이었다. 그와 했던 모든 사소한 것들이 이제는 모두 다른 사람의 것이 되었다. 그날 조유나는 수업에 오지 않았고 실험실에도 가지 않았다. 서현석의 심장이 갑자기 꽉 조여왔다. 조유나는 결코 이유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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