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일부러 날 도와주러 온 건가?
한여름 밤, 별이 총총 떠 있고 습한 더위는 여전히 사람들의 등을 적시고 있었다.
마당이나 골목 어귀, 동네 어르신들이 나무 밑에 삼삼오오 모여 부채질하며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 익숙한 풍경이 되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북적이는 곳은 강영대교였다.
강영대교는 강영호를 가로지르는 긴 다리로 수백 미터에 달하는 이 다리는 밤이 되면 강바람이 불어와 꽤 시원했다. 에어컨은커녕 선풍기도 아껴 쓰는 강영시 주민들에겐 작은 접이식 의자 하나 들고 강영대교로 올라가 밤공기를 쐬는 것이 여름철 최고의 피서법이었다.
그런 분위기를 알아차린 장사꾼들은 어느새 각종 물건을 들고 나와 좌판을 벌이기 시작했고 지금은 말 그대로 다리 전체가 야시장이 된 상황이었다.
그 시각 백아린은 커다란 이삿짐 가방을 끌고 다리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기사님 여기까지요, 감사합니다!”
운임 5천 원을 건넨 그녀는 가방 안에서 긴 철제 옷걸이대를 꺼내 옷들을 하나씩 걸기 시작했고 곧바로 작은 확성기를 들고 외쳤다.
“지나가던 이웃분들, 잠시만 주목해 주세요. 중년 패션 특가 세일 중입니다! 전부 단돈 9,900원! 9,900원으로 손해도 안 보고 사기도 안 당하고 그 대신 마음에 쏙 드는 예쁜 옷을 받으실 수 있어요!”
“원래는 몇만 원 하는 옷들인데요, 오늘은 사장님이 안 계세요! 가게 알바생인 제가 가격도 모르고 마구 팔고 있습니다! 방금 옆집 이모님도 안 사시고 집 가셔서 이불 뒤집어쓰고 후회하고 계시다네요. 서쪽 동네 장씨 아줌마는 울다가 눈이 빠지셨대요.”
그녀의 익살맞은 멘트와 귀여운 말투에 금세 아주머니들 수십 명이 몰려들었다.
“이거 얼마라고요? 9,900원? 말도 안 돼!”
“이 옷 진짜 괜찮네. 나 이거 살게요!”
“그거 내가 먼저 찜했어! 나한테 팔아!”
...
“조급해 하지 마세요. 다 있어요, 다 있어. 스타일도 엄청 다양해요.”
백아린은 연신 웃으며 돈을 받았고 주변은 점점 더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하지만 옆에서 옷을 팔던 중년 여성은 눈빛이 어둡게 변해 있었고 백아린의 옷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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