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너는 내 약혼녀야
그 순간 백아린은 땅속 깊숙이 파묻혀 버리고 싶었다. 하필 강태준의 그 눈빛이 그녀로 하여금 시선을 돌릴 용기조차 빼앗아 갔다.
이대로는 분명 넘어가지 못할 터였고 어차피 언젠가는 말해야 할 일이라면 차라리 빨리 끝내고 속 시원해지는 편이 낫다. 백아린은 잔뜩 긴장한 채 아주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젯밤에 태준 씨한테 억지로 오징어를 먹이거나 술을 마시게 한 것도 잘못이지만, 제일 잘못한 건 술주정을 부리면서 태준 씨한테 키스한 거죠.”
운전석의 한지석은 놀라 입이 ‘O’자로 벌어졌다.
‘내가 방금 잘못 들은 건가? 백아린 씨가 술 취해서 대표님에게 강제로 키스했다고? 이건 너무 충격적인데!’
그런데 정작 강태준은 담담하게 등받이에 기대며 물었다.
“그게 다야?”
“네.”
백아린은 속으로 투덜거렸다.
‘그게 다라니? 설마 더 심한 걸 바라는 건 아니겠지? 이보다 더 수치스러운 일은 없다고!’
그러자 강태준의 서늘하면서도 낮게 울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넌 내 약혼녀야. 그런 건 당연한 거고 무례한 게 전혀 아니지.”
순간 백아린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번쩍 들었다.
‘뭐라고? 그런 스킨십은 당연하다고? 무례하지 않다고?’
그녀는 설레서 가슴 속의 작은 사슴이 미친 듯이 날뛰다 못해 곧 쓰러질 지경이었다.
한지석은 하마터면 액셀을 힘껏 밟을 뻔했다. 그동안 대표님을 감정 표현엔 둔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직진 멘트를 아무렇지 않게 날리다니, 이건 꼬실 생각이 없다고 해도 반칙이다.
아침부터 이렇게 강력한 ‘사랑 공격’을 받아 버리면 오늘 하루는 소화불량 확정이다.
백아린이 여전히 얼떨떨해 있는 사이 강태준은 작은 상자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받아보니 고급스러운 분홍색 블러셔였고 게다가 브랜드마저 전국적으로 유명한 명품이었다. 이 조그만 한 상자가 수십만 원대라니, 그걸 보는 순간 백아린은 눈이 커졌다.
“이건 뭐예요?”
“학교에 갈 땐 변장하겠다고 하지 않았어? 지금 네 상태로는 내가 불안해서.”
강태준의 담담한 말에 백아린은 그제야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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