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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처분받고 싶어?

두 사람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다. 운동장에는 학생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었다. 하지만 그사이에는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들이 터준 길이 하나 있었다. 거리가 너무 멀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보이지 않았다. 강지수가 의아해하며 말했다. “이 시간에 대부분 기숙사에서 자고 있을 텐데. 이 더운 날 한낮에 운동장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적 없잖아.”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이야. 우리도 가서 구경할까?” 백아린은 그녀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가려다 다시 돌아와 도시락 뚜껑을 덮어 서랍에 넣었다. 몇십만 원이나 되는 도시락통인데 고장 나면 속상할 것 같았다. 백아린은 도시락을 서랍에 넣어서야 운동장으로 향했다. 옆을 지나가던 학생들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빨리 가. 연예인보다 잘생긴 사람이 시찰하러 온다고 했어.” “나도 들었는데 소설 속 인물보다도 더 잘생겼다던데?” “빨리 안 오고 뭐 하는 거야. 늦게 가면 보지 못할 수도 있다고.” ... 바람처럼 달려가는 이들과는 달리 백아린은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설마... 태준 씨가 아직 안 간 건 아니겠지?” “어디 봐봐...” 강지수가 울타리 쪽으로 걸어가서 운동장을 바라보았다. 한층 내려가니 더 잘 보였다. 강지수가 놀라면서 말했다. “태준 오빠잖아.” 강지수의 옆으로 다가가 내려다보니 경호원들이 터준 그 길 한가운데 훤칠한 사람이 맨 앞에 서 있었다. 그는 마치 순찰 내려온 왕처럼 이쪽저쪽 살폈다. 그의 뒤에는 소영철을 비롯한 선생님들이 조심스럽게 따라오고 있었다. 아직도 아픈 입술을 만지작거리던 백아린은 그가 했던 말을 떠올리면서 말했다. “지수야, 우리 가지 않는 게 좋겠어.”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러 가는데. 나도 요즘 거의 본 적 없단 말이야. 보고 싶다고.” 강지수가 흥분하며 말했다. 매일 도시락을 가져다준 사람은 한지석이었고, 저번에 집에서 만난 뒤로 강지수는 강태준을 한 번도 본 적 없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사람을 만났는데 여기서 바로 뛰어내리고 싶어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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