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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할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하다

백아린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당황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왜 그래요? 내 말은 굳이 두 사람이나 귀찮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었어요.” “그러니까 지석이에게는 신세를 져도 되고, 나에게는 신세를 지기 싫다는 거야?” 강태준은 두 팔을 가슴에 포개더니 황제가 죄인을 심문하는 듯한 위압감을 풍겼다. 한지석은 등골이 오싹해져서 변명하고 싶었지만 강태준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입을 다물었다. 지금 변명했다가는 백아린과 한통속으로 오해받기 딱 좋았다. 백아린은 그제야 강태준이 한지석에게 질투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한지석은 강태준의 운전기사일 뿐이었다. 그녀 또한 한지석을 친구나 친한 오빠로만 생각했었다. 백아린이 말이 없자 강태준의 얼굴빛은 더 어두워졌다. “왜 말을 안 해? 평소에는 말이 그렇게 많더니.” “그냥... 너무 기뻐서요!” 백아린은 표정을 싹 바꾸더니 그의 팔을 껴안았다. 그리고 아기 고양이처럼 그의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 “이제 겨우 며칠 만났는데 벌써 질투하는 거예요? 그럼 태준 씨는 나한테 마음 있다는 거네요? 정말 영광이에요! 나 지금 너무 행복해요!” 그녀는 강태준에게 살짝 기대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태준은 마음이 움직였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무뚝뚝한 표정을 지었다. “이러면 내가 그냥 넘어갈 줄 알아? 나 그렇게 쉬운 남자 아니야.” “아니에요. 나 진심인데요? 정말 감동받았다고요! 여보, 나 오늘 모의고사잖아요. 내 명예가 걸린 시험이니까 안 좋은 생각은 잊고 뽀뽀해 주면 안 돼요?” 백아린은 애교 섞인 목소리로 그의 손을 잡고 흔들더니 얼굴을 살짝 기대었다. 통통한 볼살은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얼굴에 난 ‘붉은 점’마저도 앙증맞게 느껴졌다. 강태준은 주먹을 꽉 쥐더니 잠시 망설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좋아.” 그러고는 조심스레 고개를 숙여 그녀의 얼굴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백아린은 순간 얼어붙은 듯 굳었다. 그의 입술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열기가 피부를 타고 퍼져 얼굴을 화끈하게 만들었다.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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