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07장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도둑이 수많은 사람의 신임을 받을 수 있는 거지? 특히 차은우, 왜 서하윤을 믿는 걸까? 전생에 차은우는 그녀에게 첫눈에 반했고 강제로 옆에 둘 정도로 열렬하게 사랑했다. 그런데 어떻게 이번 생엔 그녀를 보고도 아무런 반응도 없는 걸까? 고주안은 서하윤과 차은우가 정말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걸 끝까지 인정할 수 없었다. 전부 쇼다. 모두 가짜다. 이건 서하윤이 그린 사기극이다! “장 실장님, 은우 씨를 만나지 못 하게 한다고 내가 포기할 줄 알아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난 할 수 있어요. 반드시 은우 씨가 나에 대해 전부 기억해내게 만들 거예요. 뻔뻔한 첩년인 서하윤을 은우 씨 옆에서 쫓아낼 거라고요!” 문밖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고주안의 어머니는 걱정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딸이 어떻게 자랐는지 그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고주안은 어릴 때부터 품행이 단정하고 성격 또한 부드러웠으며 어떤 일이 닥쳐도 해결 방법을 찾아내는 아이였다. 지금처럼 집안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도 가장 먼저 나서서 돕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런 고주안을 본 적이 없었다. 짙은 원망과 분노가 가득 차 있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가족들은 한없이 낯설고 두려웠다. “주안아, 저녁은 먹었어?” 그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녀는 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었다. “귀찮게 굴지 마세요! 들어오지 말라고 했는데 왜 자꾸 짜증 나게 만들어요. 내가 지금 기분이 얼마나 더러운지 아세요? 아, 당연히 모르겠지. 알 리가 없지. 내 허락도 없이 함부로 들어오는 걸 보면! 엄마 아빠는 나한테 있어 전부 짐이에요, 알아요?!” 고주안의 질책에 그녀의 어머니의 안색은 순식간에 변해버렸다. 이게... 착하던 딸이 갑자기 왜 이러는 거지? 너무 낯설었다. 그녀의 딸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주안아, 너 대체 왜 그래? 무슨 일 있으면 엄마한테 얘기해.” “꺼지라고요! 엄마한테 말하면, 해결이라도 돼요? 전업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