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8화
“내가 주 대표님한테 한 말도 그거였어. 스스로 길을 망쳐놨다고. 형이 전화를 안 받으니까. 결국 할아버지를 찾아가겠다고 했어. 마침, 할아버지께서 재원시에 계시지 않으셔서 어쩔 수 없이 나에게까지 연락이 온 거지.”
배승호는 또 담배를 한 대 꺼내 물고 마치 이 일에 전혀 관심이 없는 듯 멀리 떨어진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전화기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수님이 또 형을 혼냈어?”
배승호는 웃고 싶었지만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너도 꺼져.”
전화를 끊은 후 그는 침대로 돌아가 누웠지만 잠이 전혀 오지 않았다.
머리가 너무 아팠다.
다음 날 아침 온채하는 일어나자마자 조재우에게 전화를 걸어 최근 계획이 무엇인지 물어보려고 했다.
그녀의 계좌에는 아직 12억 원이 남아 있어 그에게 보낼 수 있었다.
조재우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는 서재에 앉아 있다가 예전에 자주 넘기던 유명 소설책들 사이에 건조된 꽃이 책갈피로 눈에 띄게 꽂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책을 펼치면 은은한 향기가 스쳤다. 이것은 안시우가 해 둔 것이었다.
그녀는 꽃을 무척 좋아했다. 가끔 이렇게 작은 과꽃 같은 말린 꽃을 만들곤 했는데 책 사이에 끼워 두면 눈이 편안해졌다.
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 그는 일이 엉망이 되어 바쁘게 보내느라 이 책들을 펼쳐볼 기회조차 없었다.
이제야 그는 책을 가슴에 꼭 눌러 쥔 채 눈물을 흘렸다.
온채하는 그 숨 막히는 듯한 울음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이 두 사람에게 진 빚이 너무도 많아 한동안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
전화를 끊지 않은 채 그녀의 목은 마치 불타는 듯 아팠다.
“조 대표님, 시우 씨 후사를 정성껏 치러드리죠. 시우 씨가 특히 마음에 두셨던 일이 있으셨나요?”
조재우의 울음소리가 뚝 끊겼다. 그는 책을 가슴에 꼭 눌러 쥐며 말했다.
“부모님을 가장 걱정했어. 하지만 두 분은 아들을 입양하신 후부터는 매달 시우에게 돈만 달라고 했어. 시우가 정신적 문제로 송금을 못 하게 되자 관계가 더 나빠졌어. 시우는 정신을 차리면 항상 자기가 불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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