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화
배승호의 온몸은 긴장으로 굳어 있었다.
순간 시체의 정체가 아내가 아님을 확인한 그는, 힘줄이 불거진 이마로 숨을 몰아쉬며 온 세상이 공허하게 무너져 내리는 듯한 감각에 사로잡혔다.
경찰은 그가 더는 저항하지 않는 걸 보고 천천히 손을 놓았다.
성시현이 급히 나서서 사정을 설명하자 경찰도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남편의 가정폭력으로 숨진 사건입니다. 남자가 술에 취해 폭행했고, 이미 체포된 상태죠. 다만 공범이 더 있는 것 같아 부검이 필요합니다. 오해였으니 이제 현장을 떠나주십시오.”
배승호는 고개를 떨군 채 발걸음을 옮겼다.
경계선을 벗어나 인파 속을 지나며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지만, 손이 덜덜 떨려 라이터조차 제대로 켜지 못했다.
결국 라이터가 바닥에 떨어졌고, 그는 짜증스럽게 그것을 발로 걷어찼다.
“아직 못 찾았어?”
그가 옆에서 따라오고 있던 성시현에게 물었다.
“그쪽 지형이 너무 복잡합니다. 온갖 사람들로 북적이는 데다 골목도 미로처럼 얽혀 있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
배승호가 짜증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이곳은 몇 년 전에도 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던 동네였다.
좁은 집에 여럿이 얽혀 살고, 이른바 ‘이중 임대인’들이 횡행해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더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강도, 살인 같은 사건이 드물지 않은 곳이었다.
배승호는 순간 과거를 떠올렸다.
온채하는 꽃처럼 눈에 띄는 얼굴에, 사람만 보면 활짝 웃는 성격이었다.
위험한 동네에서 홀로 다니면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가 밤마다 집 밖에 나가지 말라 신신당부했건만, 그녀는 늘 고집을 부렸다.
밤늦게 아르바이트하러 다니거나, 남을 돕겠다고 쓸데없이 나서기도 했다.
길가의 거지에게도 꼭 동전을 건네던 아이였다.
“바보 같은 애....”
배승호가 손에 쥔 담배를 짓이겼다.
예전에도 한 번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아 나가보니 어떤 깡패들과 웃으며 얘기하고 있는 걸 보았다.
그 깡패가 말했었다.
“누나 혼자 이렇게 다니지 말아요. 형님이 안 된다고 하셨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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