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3화
“이쪽은 재원대 성악과의 후배, 온채하야.”
장 선생님이 소개하자 주원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시선은 자꾸만 온채하에게 머물렀다.
장 선생님은 손목시계를 흘깃 보자 손님을 맞이하러 가야 해서 서둘러 당부했다.
“채하야, 저녁에 같이 밥이라도 같이 먹자. 도망가지 말고. 참, 승호도 답답한 녀석이야. 아내가 이렇게 예쁜데 어떻게 널 막 내버려두는지...”
온채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고 장 선생님이 멀어지자 주원이 슬쩍 다가왔다.
“온채하 씨는 성악 전공이세요? 그러면 노래 정말 잘 부르겠네요.”
“그냥 보통이에요. 저는 모범생은 아니었거든요.”
주원은 예의를 차려 손짓하며 말했다.
“저는 이제 막 해외에서 돌아왔어요. 이제 막 창업기를 넘겼습니다.”
온채하는 오랜만에 낯선 사람과 마주 앉아 대화를 이어가는 게 어색해서 그저 얌전히 듣고만 있었다.
재원 대학교 백 주년 기념식은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었고 교내 곳곳은 정성껏 꾸며져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는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한 굿즈를 모은 마켓과 이번 행사 한정 기념품과 기념 책자가 가득했다.
온채하는 특별히 할 일이 없어서 조용히 복도 벽에 걸린 학교 역사와 명사 동문 사진들을 찬찬히 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주원은 옆에서 설명을 곁들였다.
“이분이 바로 장 선생님이에요. 와, 그 시절에는 정말 젊으셨네요.”
그러고는 사진 한 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온채하 씨, 이 사람 알아요? 제 룸메이트였는데... 배승호라고... 정말 유명했죠. 오늘도 아마 올 겁니다. 예전에는 저희가 여자들한테 대시할 때 대화가 막히면 승호 얘기만 꺼내도 분위기가 확 달라졌어요.”
주원은 피식 웃으며 회상에 잠겼다.
“다들 배승호의 얘기만 나오면 관심을 가졌거든요.”
온채하도 자연스럽게 시선을 옮겼다. 아마 배승호가 해외 대회에 참가했을 때 찍은 사진인 것 같았다. 카메라 앞에 서 있는 배승호는 여전히 무심하고 서늘한 기운을 풍겼다.
주원은 또 다른 기억을 떠올린 듯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솔직히 남자애 중에 승호를 싫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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