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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화

온채하는 실험실 한켠에서 서성이다가 결국 묵묵히 쓰레기를 치우고 바닥을 반짝이도록 닦기 시작했다. “할아버지, 물 드실래요?” 틈틈이 그렇게 물으며 그의 곁을 살폈다. 온 교수는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이렇게 순박한 후배와 함께한 지 너무 오래되어 순간 기침을 억누르며 애써 사무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럼 한 잔만 부탁하마. 신세 좀 지겠구나.” “신세라니요, 절대 아니에요. 할아버지가 승호 할아버지시라면 제 할아버지나 마찬가지예요.” 온채하는 낮게 속삭이고는 금세 뛰어가 따뜻한 물을 따라 그의 손 곁에 두었다. 곧장 고개를 숙이고 다시 청소에 몰두했다. 책상 위는 혹시 중요한 자료일까 싶어 손대지 못했고 대신 바닥은 빛날 만큼 닦아냈다. 실험실 사람들은 그녀를 온 교수의 친척쯤으로 여겼다. 청소를 맡기신 거라 생각했기에 다들 도와주려 했으나 온채하는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다.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제가 혼자 할게요.” 몇 번이나 고개를 젓자 사람들은 더 이상 나서지 못했다. 그 뒤로도 온채하는 보름에 한 번꼴로 찾아와 실험실을 늘 반듯하게 가꿔놓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바닥을 닦고 있을 때 배승호가 들어왔다. 그는 온 교수와 나란히 걸으며 해외 대회 준비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눈길이 닿자마자 온채하의 모습이 들어왔다. 귀 뒤로 머리카락을 넘기고 두 뺨을 붉힌 채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이 유난히 얌전해 보였다. 그러나 그의 얼굴빛은 곧 어두워졌다. “온채하?” 온채하는 액자 위 먼지를 털던 손을 멈추고 눈을 반짝이며 돌아보았다. “배승호.” 그녀는 반갑게 달려와 웃었다. “여긴 어떻게 온 거야?” 배승호는 그녀 손에서 먼지털이를 낚아채며 목소리를 낮췄다. “쉬라고 했잖아. 누가 너더러 이런 알바를 하래?” “알바가 아니야. 할아버지가 요즘 바쁘시잖아. 도와드리면 좋아하시길래.” 온 교수는 고개를 돌리고 웃음을 삼키며 어깨를 들썩였다. 배승호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미간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 “그래서 돈은 받았어?” “무슨 돈? 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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