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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두 사람이 모두 자리를 뜬 후에야 백현기는 자신의 차에 몸을 실었다. 안에는 이미 누군가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됐어요?” 백현기는 의자에 등을 기댄 채 손을 들어 미간을 꾹꾹 눌렀다. “쉽게 속일 수 있는 인물이 아니야. 게다가 그쪽 사람들은 막 왕현읍에서 돌아온 참이잖아. 알아보니까 그 와이프가 왕현읍 출신이더라. 정말 아무 증거도 안 남긴 거 맞아? 확실해?” 그 말에 남자가 비웃듯 말했다. “무슨 증거가 남아 있겠어요? 벌써 몇 년이 지났는데. 그때 화재로 불이 이틀 동안 안 꺼졌었잖아요. 뭔가가 있었다고 해도 진작 다 타서 없어졌을걸요.” 하지만 백현기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다 배승호가 아내에게 관심이 없다고 말했지만, 정말 관심 없는 사람이 직접 왕현읍까지 갔다 왔을 리가 없었다. 그 버려진 마을은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내비게이션에서조차 찾아낼 수 없는 곳이었다. 그 콧대 높은 배승호가 굳이 그런 촌구석까지 찾아갈 이유는 없었다. 백현기의 눈빛이 예리하게 빛났다. “흔적이 안 남았다면 다행이겠지만, 배승호라는 사람은 사소한 것도 물고 늘어지는 성격이잖아. 그게 좀 걱정이네. 어르신한테도 따로 얘기해두는 게 좋겠다.” 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어르신도 분명 배승호 아내를 제거해야겠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배승호가 그 일을 캐려는 것도 결국은 다 아내를 위해서겠죠. 뿌리째 잘라내면 다 해결될 일입니다. 그 여자만 사라지면 배승호도 더 마음 쓸 일이 없어질 테니까요.” 백현기는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 채, 손끝으로 정장 옷매무새를 다듬으며 단추를 건드렸다. “그것도 맞는 말이야. 남자는 다 똑같잖아. 뜨겁게 사랑하다가도 바로 식는 법이니까.” ... 주말이라 온채하는 회사에 가지 않은 채, 경비 아저씨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는 회사에 한 번 가 보고 싶었지만 문득 전에 장선우가 줬던 온형주의 별장 출입 카드가 떠올랐다. 그 안에는 아직도 많은 물건들이 박스 안에 담긴 채 쌓여 있었다. 정리해주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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