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내가 어떻게 알아!”
배승호는 온채하의 손을 꼭 쥔 채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식은땀을 바라보면서 소리쳤다.
임재준은 그가 조급해하는 걸 알기에 먼저 체온을 쟀고 열은 없었다.
“설탕물 좀 가져와. 저혈당이야.”
배승호는 곧바로 가사도우미에게 설탕물을 부탁했다.
임재준은 계속 상태를 확인하다가 온채하가 낮은 목소리로 흐느끼며 아래가 아프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
임재준은 하얀 장갑을 낀 손을 멈추고 잠시 배승호를 바라봤다.
배승호는 드물게 당황한 듯 머리를 한 번 쓸어 넘기면서 말했다.
“참지 못했어.”
임재준은 별말 없이 이불을 걷어 진찰하려고 할 때 배승호가 그의 손목을 세게 붙잡혔다.
“어딜 보려는 거야?”
임재준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다가 이내 연고를 꺼내 내밀었다.
“하루에 세 번 발라 줘. 심하게 찢어진 곳이 있는지 확인하고 단순한 자극이면 금방 괜찮아질 거야. 체질도 약하고 몇 년 전 교통사고 후유증도 있어서 최근 몇 년간도 밥 제대로 안 먹었으니 당분간은 좀 더 보살펴 줘.”
배승호는 말없이 연고를 받았다.
임재준이 나가고 나서 배승호는 먼저 물을 떠 와 수건을 적셔서 온채하의 온몸을 꼼꼼하게 닦아주었다.
그리고 이불을 걷어 아픈 부위도 직접 확인하고 약을 발랐다.
겉으로 보기엔 다친 곳이 없어 보였고 아마 저혈당이 심하게 와서 온채하가 울고 몸부림쳤던 것 같았다.
한바탕 정신없이 간호하고 나니 벌써 자정에 가까워졌다.
잠시 후, 가사도우미가 문을 살짝 열었을 때 배승호는 온채하의 손가락을 하나하나 수건으로 아주 조심스럽게 닦아주고 있었다.
마치 깨질 것 같은 도자기를 다루듯 세심하게 다루듯 말이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가사도우미들이었고 예전 사람들은 이미 다 교체된 뒤였다.
“대표님, 설탕물 더 가져올까요?”
“됐어. 가져가.”
그는 온채하의 얼굴빛이 한결 나아진 걸 보고서야 수건을 내려놓았고 가사도우미들은 더 이상 시선을 주지 않고 얼른 그릇을 들고 나갔다.
문이 닫히는 순간, 배승호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휴지로 온채하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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