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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온채하는 병상 옆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 배승호는 눈을 감은 채 한 손으로 자신의 위를 감싸 쥐고 말했다. “나 배고파.” 이 3년 동안, 온채하는 이런 장면을 수없이 보아왔다. 아무리 격렬한 말다툼이 폭발해도 배승호 앞에서는 늘 가볍게 덮이고 지나갔다. 온채하는 화가 나서 욕을 퍼붓기도 했고 따져 묻기도 했지만 그는 다음 순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범한 말투로 물었다. “이따 뭐 먹고 싶어?” 이런 느낌은 사람을 절망스럽게 만든다. 지금 이 순간처럼. 온채하는 침대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그녀는 이번만큼은 더 이상 이렇게 덮어두고 싶지 않았다. “배승호, 네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방금도 봤겠지만 네 엄마는 내가 네 형과 함께하기를 바라고 있어. 아마 너희 온 가족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 모두가 네 결혼을 네 화려한 이력에서 유일한 오점이라고 여기고 그 오점을 지워주고 싶어 하는 거겠지.” 온채하가 말을 다 잇기도 전에 배승호가 차갑게 말을 끊었다. “넌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건데?” 그의 눈빛에서 순간적인 연약함이 사라지고 차가움이 스쳤다. “혹시 아직도 우리 형이랑 함께하겠다는 헛소리를 하려는 거면 입 닫아. 두 사람은 어울리지 않아. 너 배도윤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 형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아? 온채하, 넌 정말 눈이 멀었어. 병원에 가서 머리부터 치료받는 게 좋겠네.” 온채하는 그가 형에게 오래전부터 강한 적의를 품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고 눌러두었던 화가 치밀었다. 게다가 온이윤의 일까지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다. 결국 그녀는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큰오빠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큰오빠는 결혼한 상태에서 다른 여자를 임신시키진 않아!” 이 말이 떨어지자 병실 안은 몇 초간 숨 막히는 침묵이 흘렀다. 배승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뭐야, 네 형부가 누구를 임신시켰어?” 온채하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가 허탈하게 웃음을 터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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