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7화
그의 감정은 늘 빨리 왔다가 빨리 사라졌다. 마치 바닷가의 날씨처럼 종잡을 수 없었다.
죽을 반쯤 먹자 그는 다시 반찬을 몇 입 들어 그녀의 입가에 가져다주었다.
“겨울에 나가서 낚시하면 더 큰 물고기를 잡을 수 있어. 가본 적 없지? 난 예전에 해외에 있을 때 몇 번 가봤는데.”
그녀는 당연히 가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알고 있었다. 운성 빌리지에 있던 지난 3년 동안 그는 해외에서 승승장구했다는 것을.
오로라 유리 집, 스쿠버 다이빙, 낚시, 스키... 그는 모두 경험해 본 사람이었다.
한동안 그녀는 말이 없었다. 남은 죽을 바라보다가 겨우 입을 떼었다.
“배승호, 너도 좀 먹어.”
그 말이 나오자 그녀 자신도 멍해졌고 심장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
왜 아픈지는 설명할 수 없었다. 마치 배승호의 모든 것이 그녀의 심장에 수많은 금을 내어놓은 듯했다. 조금만 부주의해도 와르르 무너질 것 같았다.
그녀는 그 감정을 자신의 의식으로 막아낼 수 없었다. 깨끗한 심장으로 바꾸지 않는 한 막을 수 없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았다.
그의 손이 잠깐 멈칫하다가 이내 죽을 한 숟가락 떠먹은 뒤 말없이 반찬을 집어 그녀 입가에 내려다 주었다.
그녀는 조용히 받아먹었다.
죽 한 그릇과 몇 가지 반찬을 두 사람은 그렇게 깔끔히 비웠다.
도우미 공서희가 들어와 식기를 치울 때, 그녀는 눈에 띄게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배 대표님, 저녁에는 생선찜 해 드릴게요. 이 근처 생선이 아주 신선해요. 뼈로 우려낸 국물은 상처 회복에도 좋대요.”
“수고하세요.”
“아니에요.”
도우미는 마치 기운이 난 사람처럼 기뻐하며 사야 할 목록을 적기 시작했다.
배승호는 온채하의 어깨에 담요를 덮어 주고 다시 그녀의 손을 뒤집어 살펴보았다. 붕대가 감겨 있어 실제 상처는 보이지 않았지만 왠지 한 번은 봐야 안심이 되는 듯했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눌러 건네며 말했다.
“언니한테 전화해.”
매일 이 두 사람의 전화 폭탄에 시달린 듯 그는 피곤한 기색을 보였다.
온채하는 휴대폰을 얼른 받아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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