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9화
배승호는 차에 올라타 두 손으로 운전대를 꽉 움켜쥐었다. 곧바로 이곳에서 알고 지내는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그의 눈에는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마음이 약해져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그녀의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인다고 해서 그 때문에 자신이 쌓아 올린 분노를 억눌러서는 안 됐다.
그런 교훈은 늘 반복됐다. 이제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을 찾기만 하면 반드시 다리를 부러뜨려 꼼짝 못 하게 가두어 둘 것이다.
그녀가 울든 소리치든 침묵하든 상관없이 이제 다시는 마음이 약해지지 않을 것이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저쪽에서 그의 위치를 알려 주었다. 배승호는 가속 페달을 거의 끝까지 밟고 붉게 충혈된 눈으로 앞만 바라보았다.
도착하자마자 그는 ‘끽’ 하는 소리를 내며 급정거했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그의 외투를 입은 채, 눈이 펑펑 내리는데도 피할 곳조차 찾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 순간 어떤 감정이 드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분노는 더욱 거세게 타올랐다.
그는 차에서 내려 성큼성큼 걸어갔다.
“온채하!”
온채하의 머리카락은 눈으로 덮여 있었다. 그녀는 그를 올려다보다가 금세 눈시울이 붉어졌다.
입을 열었지만 목이 너무 아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미쳤어? 너 지금 뇌가 정상이 아니야. 이렇게까지 급하게 도망치고 싶어요? 내가 바이러스라도 돼? 왜 이렇게 나를 피하는 거야?”
그는 쏟아내듯 말하다가 갑자기 침묵했다. 그녀의 머리카락 위에 쌓인 눈을 바라보며 손을 들어 조심스럽게 털어 주었다.
격렬했던 분노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는 눈도 깜박이지 않고 몇 분 동안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보통 그는 화를 내도 그 기세가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로 돌아가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의 얼굴은 눈보다 더 하얗게 질려 있었고 어깨마저 축 늘어뜨렸다.
그는 그녀의 팔을 붙잡아 차에 태우고 곧장 호텔로 돌아갔다.
경호원들은 이미 새 옷과 양말, 신발을 사 와 준비해 두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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