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진여울은 시선을 내리깔며 눈빛을 가라앉혔다.
‘승호 오빠처럼 완벽한 남자가 있는데 굳이 다른 남자를 볼 필요가 있을까? 승호 오빠는 당연히 나와 함께해야 해. 온채하 따위가 감히 넘볼 존재야? 그 여자는 시골에서 기어 올라온 촌년일 뿐이야. 몸에 안고 있는 문제만 해도 산더미인데... 승호 오빠 같은 하늘이 내린 사람과는 아예 다른 세상을 사는 사람이지.’
진여울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여전히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승호 오빠는 네 친구잖아, 다음부터는 그런 말은 하지 마.”
소지혁은 눈을 내리깔고 마음속에 일렁이는 씁쓸함을 꾹 눌렀다.
진여울은 전화를 끊고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임수민의 손을 잡았다.
“수민아, 방금 수혁이가 그러더라. 승호 오빠가 채하 때문에 어떤 회사를 인수했대. 요즘 휘성 그룹 일로도 정신없이 바쁜데 또 인수까지 했다니까 나 진짜 승호 오빠가 쓰러질까 봐 걱정이야.”
임수민은 정말로 배승호를 좋아했다.
배승호가 신흥 재벌로 처음 언론 인터뷰를 했던 그때, 임수민은 그에게 한눈에 반했다.
고백할 틈도 없이 배씨 가문에서 연락이 와서 그는 단숨에 상류층 자제로 신분이 바뀌었고 곧이어 배승호와 진여울이 서로 아는 사이라고 공개했다.
그 순간, 임수민은 자신에게 더 이상 기회가 없다는 걸 직감했다.
그녀는 알았다. 진여울은 완벽한 사람이고 재원시에서 배승호와 어울릴 만한 여자는 진여울뿐이라는 것을.
이러한 생각에 분노가 치밀어 벌떡 일어났다.
“그년은 도대체 얼마나 더 말썽을 피워야 만족하는 거래요? 절대 가만 안 둘 거예요!”
진여울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친한 친구가 하나 있대. 너희 임씨 가문 사생아라던데 이름이 임지연이래. 너랑 이름도 비슷하더라. 지금 네 엄마가 그 애 집안으로 받아들인 건 아니지?”
임수민은 당연히 그 사생아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계모는 임씨 가문에서 지위도 낮고 도우미처럼 굽신거리기만 했다.
‘그런 여자의 딸이 온채하 같은 쓰레기랑 친구라니... 이건 완전히 같은 부류잖아?”
그녀의 눈에 비열한 웃음이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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