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화
‘정말 그런 말을 했었단 거야? 나랑 결혼한 지난 3년이 제일 힘들었다고? 그게 나 때문이였다고?’
하지만 그 3년 동안 그는 운성 빌리지엔 거의 오지도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진여울과 함께 해외에서 보냈다.
더 이상 진여울의 말에 상처받을 줄 몰랐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심장이 갈기갈기 찢기는 기분이었다.
“배승호, 네 진심이 그거야?”
배승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온채하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
이제 와서 별 의미도 없는 일에 굳이 답을 들으려 하는 자신이 우스워졌다.
“그럼 왜 이혼 서류에는 도장을 안 찍는 건데?”
배승호는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도 강한 기운을 풍겼다.
앉아있음에도 마주보기가 두려울 만큼의 존재감이었다.
그의 배경, 능력, 그리고 이 압도적인 외모...
처음 이 바닥에 들어섰던 해부터 배승호는 수많은 여자들에게 꿈 같은 존재였다.
온채하는 그런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무려 14년을 봐 왔건만 질리지가 않는 얼굴이었다.
그래서일까 우습기도 하고 헛웃음이 났다.
그리고 문득 마음이 놓인 듯 숨을 길게 내쉬었다.
“서로 괴롭기만 하다면 빨리 끝내는 게 낫겠지. 그래야 너한테도 나한테도 좋은 거야.”
진여울은 이 말을 듣고 믿기지 않는 듯 온채하를 바라봤다.
온채하가 정말 이혼을 말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러고는 기대하듯 배승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배승호는 마치 모든 걸 체념한 사람처럼, 아무도 바라보지 않은 채 긴 손가락으로 펜을 쥐고 있었다.
온채하의 말이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반응이 없었다.
이런 식의 무대응은 처음이 아니었다.
온채하는 거침없이 그에게 다가가 계약서를 그의 손에서 낚아챘다.
“들었지? 이혼하자고. 네가 그렇게 아끼는 여자한테 내가 자리 비켜줄게. 축하해. 두 사람, 예쁜 아기 낳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
말이 끝나자마자 배승호는 벌떡 일어나 손에 쥐고 있던 서류를 힘껏 집어 던졌다.
“아직도 안 끝났어?!”
온채하가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 말하려던 찰나, 배승호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곧장 옆에 있는 휴게실로 끌고 갔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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