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화
온채하는 꼭두각시 인형처럼 배승호에게 이끌려 차에 올랐다.
너무도 멍한 상태라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들리지 않았다.
배승호는 차에 오르자마자 온채하를 안쪽 넓은 좌석에 눌러 앉혔다.
온채하는 반응이 없었고 그는 몸을 숙여 직접 확인했다.
그곳에는 사용된 흔적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온채하의 눈물은 아직도 멈추지 않았고 그녀는 발을 들어 그를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배승호는 그녀를 안아 올렸고 그 자세 그대로 밀고 들어왔다.
“놓으라고! 제발 놔...”
온채하가 울부짖었지만 그는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봤다.
기묘한 기쁨이 번져 있는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온채하의 마음은 이미 오래전에 너덜너덜해졌다.
배승호는 이마를 그녀의 어깨에 붙이고 꿀꺽 침을 삼켰다.
“다른 사람 좋아하게 돼도 제발 내 눈에 띄지 않게 해. 그래야 내가 스스로 속일 수 있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목소리는 쉰 듯했고 곧 배승호는 온채하를 품에 꽉 끌어안았다.
“온채하...”
그녀는 마치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았다.
참 이상했다.
‘언제나 날 아프게 만들면서도 왜 이토록 날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걸까. 정말, 많이 사랑하는 것처럼 느껴져...’
“온채하.”
그가 몇 번이나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한 손은 온채하의 뺨을 어루만지며 살짝 꼬집었다.
그녀의 몸은 거짓말을 못 했다.
이 몸은 배승호가 남긴 쾌락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배승호는 목을 젖히며 그녀에게 키스하려 했다.
하지만 온채하는 고개를 피했고 배승호는 그 틈에 그녀의 목덜미를 물었다.
이런 순간에 그는 늘 그녀의 위치나 자세를 따지지 않았다.
대신 부드럽게 달래고 능숙하게 온채하의 표정을 이끌어냈다.
온채하는 눈꺼풀을 내리며 흥분한 듯한 배승호의 눈빛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곧 자동차가 천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모든 게 끝난 뒤, 배승호는 그녀의 머리카락에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
“나는 너랑 이혼 안 해.”
온채하는 헛웃음을 지으며 눈을 감았다.
자신의 이 몸이 정말 싫어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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