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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핸드폰을 보던 성수혁의 손은 그대로 멈춰버렸다. 단 1초. 그 짧은 순간이 지나자 그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괜히 마음이 불편해진 성수혁은 고개를 들어 정해은의 눈치를 살폈다. 그녀는 마침 성창수에게 반찬을 덜어주며 미소 짓고 있었다. 조금 전의 진동도, 그의 미세한 변화도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할아버지, 잠깐 전화 좀 받겠습니다.” 성수혁이 태연한 얼굴로 일어서자 성창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다녀와.” 정해은은 잠시 멈칫했다가 다시 아무렇지 않게 밥공기에 시선을 돌렸다. “해은아.” 성창수는 온화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요즘 수혁이랑은 잘 지내지?” 정해은은 담담하게 미소 지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님. 저흰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잖아요. 저희 사이에 틈이 생길 일은 없어요.” 그러자 성창수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 그 미소 하나면 평생 쌓인 근심도 녹아내리는 듯했다. 자식들을 먼저 떠나보낸 노인에게 이 젊은 부부의 평화는 그저 하나뿐인 위안이었다. 한편, 복도로 나온 성수혁은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건 백유라의 울먹이는 목소리였다. “수혁 오빠, 나 손을 베었어. 너무 아파.” 그는 낮고 부드럽게 말했다. “유라야, 울지 마. 지금은 내가 자리를 비울 수가 없어. 먼저 거즈로 감아둬. 이 일만 끝나면 바로 갈게. 알았지?” “알아. 그냥 오빠가 보고 싶어서 그래. 미안해. 오늘은 설인데... 원래 오빠는 해은 언니랑 있어야 하잖아. 난 그냥 아무것도 아닌 여자고.” 백유라의 목소리는 점점 낮아졌고 내뱉는 숨소리마다 울음이 섞였다. “모두가 날 욕해. 남의 남자한테 매달리는 더러운 여자라고...” 그 말에 성수혁의 손은 미세하게 떨렸다. 심장이 무너지는 듯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다정했다. “그런 말 하지 마. 해은이는 그냥 법적인 아내일 뿐이야. 내 마음속엔 언제나 너밖에 없어.” 그 말은 위로였지만 어쩌면 가장 잔혹한 진심이었다. 성수혁에게 정해은은 아내, 그러니까 세상 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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