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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그 말을 들은 심연우는 마치 이 세상에서 가장 웃긴 이야기를 들은 듯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빈정대는 듯한 비웃음과 경멸이 가득한 어조로 말했다. “하경찬, 네 그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 아무도 역겹다고 말한 적 없어? 당초 목숨까지 걸고 모든 수작 다 부려 허나정과 결혼하려 했던 사람이 누구였던지 기억 안 나? 지금 넌 이혼남이야. 그런데 무슨 자격으로 내 앞에 나타나는데? 중고품 주제! 내가 네 사과를 받아줄 거라 생각해?” 그러더니 살짝 고개를 들어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니까 제발 내 앞에서 꺼져! 길 잃은 개처럼 와서 내 길 막지 말라고!” 화를 다 낸 뒤 하경찬을 피해 지나가려 했다. 하지만 자극을 받은 남자는 주먹을 꽉 쥐더니 재빨리 달려가 두 팔로 심연우의 허리를 꽉 붙잡았다. “연우야, 얼마든지 욕하고 때려. 그냥 내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줄 수 없을까... 그동안 못 했던 거 다 보상하고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증명할게. 심연우, 너와 다시 함께하고 싶어!” 살짝 목멘 소리로 말한 뒤 손을 들어 심연우의 턱을 잡았다. 심연우가 고개를 돌리자 몸을 숙여 바로 입을 맞추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찰싹하는 소리와 함께 심연우는 하경찬의 얼굴에 따귀를 날렸다. “하경찬, 당신! 정말 역겨워!” 비꼬듯 웃으며 발로 하경찬의 발등을 밟았다. 그의 품을 벗어나면서 하경찬을 바라보는 심연우는 눈빛에 경멸이 가득 담겨 있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말할게, 꺼져! 부산으로 꺼져! 당신 아내 허나정 곁으로 꺼져! 나 심연우가 가장 싫어하고 증오하는 게 바람피우는 중고품이니까!” 너무나 가혹한 심연우의 말은 단어 한 글자 한 글자 마치 칼처럼 하경찬의 마음속 깊이 파고들었다. 이 순간 늘 높은 위치에서 도도하게 아래를 내려다보던 남자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온몸에 힘이 빠진 채 여자가 단호하게 택시를 잡아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쫓아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날부터 하경찬은 이 낯선 도시에 남기로 결심했다. 미친 듯 심연우의 아파트를 찾아 같은 층의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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