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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심연우는 재벌가들 사이에서 가장 방탕한 여자로 소문이 났다. 예쁜 얼굴로 남자를 유혹하지만 오만하고 포악하다는 안 좋은 명성 때문에 아무도 아내로 맞이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부산을 떠들썩하게 하는 2조 유괴 사건은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기로 유명한 재벌가 아들 하경찬을 한데 묶어놓았다. 쓰레기가 가득 찬 방에서 두 사람은 무려 7일이나 한 침대에 묶여 있었다. 첫째 날, 두 사람은 가죽 채찍으로 세 시간 동안 매질을 당했다. 하경찬은 자기 몸으로 심연우를 보호하며 모든 학대를 감당했다. 둘째 날, 납치범은 그들의 옷을 벗긴 뒤 물탱크에 담갔다. 하경찬은 심연우를 자신의 등 위에 올려 목숨을 구해줬다. 셋째 날, 미친 듯한 납치범은 자기의 악질적인 취미를 즐기기 위해 두 사람에게 약을 탔다. 어둡고 더러운 감옥 같은 방 안에서 남자는 억눌린 듯한 거친 숨소리를 내며 말했다. “걱정 마, 연우야. 네가 원하지 않으면 내가 오늘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너를 건드리지 않을게.” 하지만 너무 강렬한 약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든 심연우는 기꺼이 입맞춤을 했다. “하경찬, 나 때문에 네가 피해를 본 거야.” 그들은 목숨이 위태로운 날들 속에서 서로 의지하며 죽을힘을 다해 얽혀 있었다. 7일 후, 그들은 경찰에 의해 구출되었다. 그 후, 심연우에 관한 동영상이 인터넷에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동영상 속 알몸인 남자가 몸에 옷 한 벌 걸치지 않은 심연우를 바닥에 누르고 있었다. 이내 모두들 심연우가 더럽다고 비난했다. 살기 위해 체면도 없이 납치범과 뒹굴었다고 말이다. 이 소식을 들은 하경찬은 즉시 나서서 동영상 속 남자가 바로 자신이라고 분명히 말했지만 인터넷은 아무도 믿지 않았다. 온 도시가 떠들썩해진 분위기 속에 하경찬은 심연우 앞에 무릎을 꿇고 그녀에게 청혼했다. “연우야, 나와 결혼해 줘. 약속할게. 평생 너를 지켜주겠다고!” 눈시울이 붉어진 심연우는 남자가 손가락에 끼워준 8캐럿의 핑크 다이아몬드 반지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이때부터 방탕하게 세상을 살아가던 여자와 단정하고 도도한 재벌가 아들 하경찬은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하씨 가문의 가풍에 따르면 후계자의 혼사는 반드시 하씨 가문 사람들의 투표를 통과해야 했다. 그래서 그 후 2년 동안 하경찬은 매년 가장 엄격한 벌을 받아야 했다. 첫 해 투표에서 통과하지 못해 조상들을 모시는 사당에서 무릎을 꿇고 5일간 단식을 당했다. 두 번째 투표가 다시 기각되자 암실에 갇혀 채찍을 99번이나 맞았다. 세 번째 해가 되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심연우는 화가 잔뜩 난 얼굴로 하경찬의 차를 뒤쫓아 하씨 가문의 본가로 갔다. 3년 사이 하경찬이란 남자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하게 된 심연우는 이번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그가 아픈 것을 보고만 있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하씨 가문 사람들에게 여자로서 지켜야 할 예절을 자기가 배우겠다고 말하려고 했다. 그래도 안 된다면 이 결혼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하지만 하씨 가문 본가로 뛰어 들어갔을 때 하씨 가문 사람들이 집안 가득 모여 있었지만 그 어떤 투표도 이뤄지지 않았다. 집 안에 있던 박화진이 탕 하고 손의 찻잔을 내던졌다. “하경찬, 3년이나 됐어. 우리가 화병 나서 죽는 거 보고 싶어! 너도 알다시피 하씨 가문은 절대 심연우를 받아들일 수 없어, 납치범과 7일 동안 뒹군 여자야. 동영상이 아직도 인터넷에 도는 쓰레기 같은 여자라고! 그런데도 너는 그 남자가 너라고 거짓말을 했을 뿐만 아니라 심연우를 아내로 맞이하려 해? 우리한테 복수하려고 그러는 거잖아! 3년 전에 우리가 너와 허나정의 결혼 반대했기 때문에 부산에서 명성이 제일 나쁜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려 하는 거야? 심연우를 이용해 우리를 괴롭히고 일부러 화나게 하려는 거야? 그래서 우리가 타협해 허나정을 하씨 가문으로 들이려고?” 이 순간 문밖에 있든 심연우는 걸음이 멈췄다. 머릿속도 하얗게 되어 버렸다. ‘무슨 뜻이지? 하경찬이 나를 이용했다고? 그리고 허나정은... 또 누구야?’ 바로 이때 하경찬은 한마디 반박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었다. 그러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어머니 말이 맞습니다. 저 지금 복수하는 거예요. 하나만 물을게요. 나정이가 뭐 어때서요? 인천 명문가 출신에 상냥하고 착하며 말투도 고상한 여자예요. 몇십 년 전 두 집안 사이의 작은 문제 때문에 나정이를 집안에 못 들인다고 하셨잖아요. 그때 나정이만 아니면 다른 그 누구라도 상관없다고 했잖아요.” 그러더니 코웃음을 쳤다. “그래서 집안 체면을 땅바닥에 떨어뜨릴 만큼 명성이 나쁜 여자를 찾았어요.” “너 정말 건방지네.” 테이블 센터에 앉아 있던 하씨 가문의 어르신 하명욱이 화가 나서 지팡이를 집어 던졌다. 하경찬은 피할 생각이 없는 듯 날아오는 지팡이를 그대로 탕 하고 맞았다. 순간 이마에 피가 쏟아졌지만 하경찬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입꼬리를 올렸다. “제 생각 변한 거 없어요. 저와 심연우 사이를 끊게 하려면 나정이와의 결혼을 허락해 주세요!” 문밖에서 난장판이 된 하씨 가문을 본 심연우는 온몸에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당장 뛰어들어 분노를 터뜨리고 싶었지만 하이힐을 신은 두 발은 자리에 굳은 채 온몸이 덜덜 떨렸다. 3년 동안 사랑했던 하경찬이라는 남자에게 그녀는 하씨 가문에 복수하고 목적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했다니... 눈시울이 붉어진 채 창틀을 잡고 몸을 돌렸다. 이 순간 모든 진실을 알고 싶었다... 하씨 가문 본가 밖에 하경찬의 차가 길가에 안정적으로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본 심연우는 재빨리 달려가 손에 든 가방으로 차 앞 범퍼를 미친 듯이 내리쳤다. 깜짝 놀란 운전기사가 차에서 뛰어나왔을 때 앞 범퍼는 이미 심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심연우가 싸늘한 눈빛으로 운전기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나만 물을게요. 하경찬 곁에 몇 년 있었어요?” “심, 심연우 씨... 대표님 모신 지 8년이 되었습니다.” 심연우는 손에 든 가방을 거두고 한마디 더 물었다. “허나정을 아나요?” 순간 표정이 굳은 운전기사는 도무지 고개를 저을 수 없었다. 그러자 심연우가 이를 갈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는 거 전부 말해요! 안 그러면 오늘 하경찬 차, 불태워 버릴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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