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네, 이게 제 디자인 기획안이에요. 한번 보실래요? 수정할 곳이 있으면 알려 주세요” 여름이 노트북을 들고 왔다. 그 안에는 그동안 노력한 결실이 들어 있었다. 최하준은 디자인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전체적으로 짙은 푸른색이 우주를 의미하는 컨셉이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과학 기술을 극대화하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었다. 여름이 설명했다. “내 디자인에 “광활한 눈”이라는 이름을 지어봤어요. 보세요. 이렇게 무수히 많은 별은 하나하나가 눈 같지 않나요? 우주는 계속해서 탐구해야 하는 미지의 세계잖아요. 이쪽 “4D World”는 모리츠 코르넬리스 에셔 풍으로….” 여름의 설명은 또박또박 차분하게 이어졌다. 최하준은 설명을 듣는 내내 내심 놀라고 있었다. 이 정도 아이디어라면 센터의 인테리어와 딱 맞아 떨어질 것이다. 굉장한 창의력이 돋보였다. 이제까지 여름을 과소평가했던 자신이 슬쩍 부끄러워졌다. 디자인을 공부했으면 얼마나 했을까 생각했는데, 선입견이 완전히 무너졌다. 오히려 예전에 교류했던 거물급 디자이너들보다도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자인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일에 몰두하는 모습은 더욱 매력적이었다. “어떻게 생각해요?” 한바탕 설명을 듣고 나서 바라보니 반짝반짝 빛나는 눈에는 열정이 가득했다. “빨리 칭찬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듯 기대에 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대로, 뭐.” 최하준은 속마음을 숨기고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실망한 듯 입이 샐쭉해졌다. 어딜 봐서 ‘그런대로 뭐’ 수준이냐, 분명 대단하지 않느냐며 일장 연설을 늘어놓았다. “프로젝트는 딸 수 있을까요?” 여름이 기대에 가득 찬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너무 자만하지 마십시오. 세상에는 능력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최하준이 찬물을 끼얹었다. “......” 칭찬을 받을 줄 알았는데 답답한 소리만 들었다. 더 이상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난 반드시 해낼 거야.” 여름은 혼자 중얼거리며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한껏 올려 묶은 포니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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