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5장
언젠가 그가 모두를 삼킬까 두려웠다.
"오늘 진아연을 만났다며? 왜 그렇게 껌딱지처럼 달라붙는 거야?" 김형문이 화제를 돌렸다. "내가 사람을 보내 내쫓을까? 널 귀찮게 하지 않게 말이야."
"예전에 산이 형에게 병을 치료해 준 적이 있어요. 만약 산이 형이 우리 편에 서준다면 우리에겐 좋은 일이에요." 박시준은 그녀를 건드리지 말라고 직설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꽤 설득력이 있는 말을 뱉었다.
"알았어! 그럼 산이의 얼굴을 봐서라도 내가 참지. 계속 널 찾아오는 게 네 기억을 회복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야?" 김형문이 귀띔했다. "난 이미 내 딸을 너에게 줬어. 너도 잘 보살펴 준다고 나한테 약속했고, 그러니 기억이 돌아와도 내 딸을 실망하게 하면 안 돼."
"안 그래요." 박시준은 잔에 든 술을 원샷하고는 잔을 내려놓았다. 그는 커다란 손으로 김영아의 조그마한 손을 꼭 잡았다. "영아는 착한 여자예요. 이런 여자만이 내 아내가 될 수 있어요."
김형문은 크게 소리 내 웃었다. "내 딸이 착하긴 하지. 너한테 살갑게 대하라고 내가 가르쳐 줬거든. 나중에 널 화나게 하는 일이 있으면 나한테 말해. 내가 대신 혼내줄게."
"아빠, 시준 씨 앞에서 말 좀 가려서 할래요?" 김영아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시준 씨는 내 남편이에요. 그러니 제가 당연히 살갑게 대하는 거죠. 저 말 잘 들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저녁 식사 후, 기사는 박시준과 김영아를 신혼집으로 데려갔다.
그들의 신혼집은 박시준이 예전에 살던 별장이었다.
그 별장은 김형문의 별장에서 약 5km 떨어진 곳에 있었다.
몇 분 후, 차가 신혼집에 도착했다.
김영아가 먼저 차에서 내리더니 박시준이 차에서 내리는 것을 도왔다.
술을 마신 그는 머리가 약간 어지러웠다.
"시준 씨, 의사 선생님께서 2주 동안은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했어요. 아빤 아무것도 모르고 당신에게 술을 권했네요." 김영아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방에 돌아가 샤워해요. 도우미에게 해장국을 끓이라고 할게요."
박시준은 침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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