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6장
사실 그는 라엘이 진아연과 몰래 영상 통화를 주고받는 걸 줄곧 알고 있었다.
그래도 앞에서 진아연과 연락하지 않았으니, 뭐라고 말할 수 없었다.
딸이 곁에만 있어준다면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지만
이제 아들까지 큰 소리로 엄마를 부르니 박시준은 가슴이 벌렁거렸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
진아연은 아들이 화면에 보이자 더는 딸과 공부 얘기를 하지 않았고
아들의 어색한 모습에 마음이 복잡해졌다.
화면을 뚫고 당장이라도 가서 두 아이를 안고 싶은 마음이지만
이 모든 건 그저 그녀의 허망한 꿈일 뿐이었다.
그녀는 지성이와 헤어진 지 반년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그녀한테 어색한 감정이 생긴 아이의 모습에 진아연은 시간이 지나면 지성이가 라엘이 박시준을 싫어하는 것처럼 자신을 싫어할까 봐 걱정했다.
라엘이 엄마와 약 20분 동안 대화를 지속하자, 지성이는 짜증이 나는지 점점 라엘을 보채서 진아연은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침실에서 나와 주방에 들어가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준비하려 했다.
"아연아, 아침 사 왔어." 이때 거실에서 마이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라엘과 통화했어?”
"오늘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진아연은 걱정 가득한 모습으로 거실로 향했다. “네가 들으면 아마 믿기지 않을 거야. 라엘이 박시준 씨한테 삐쳐서 일부러 시험을 망쳤어.”
"라엘이라면 그런 일을 벌일 수 있지." 마이크는 커피 한 모금 마시면서 말을 이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 아무리 평소에 시험을 못 봤어도 마지막 시험 때 잘 보면 괜찮아."
"그래. 그래도 겨울 방학 때 만나면 제대로 얘기해야 할 것 같아. 이런 식으로 토라지다니. 너무 생각이 짧은 것 같아."
마이크는 그녀가 말하는 사이, 다 마신 커피잔을 내려놓고 물었다. "그런데 내가 왜 이리 일찍 일어났는지 알아?"
"악몽이라도 꿨어? 아니면 지운 씨가 보러 온다고 했어?"
"허허... 지운 씨는 아니고, 성빈 씨가 온다고 했어." 오늘 아침 7시 반에 성빈이 갑자기 그와 만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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