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화 가치 없는 여자

박수혁은 냉랭한 눈을 한 채 그녀를 올려다보다가 이내 한없이 차가운 목소리를 내뱉었다. “이미 저지른 일은 절대 되돌리지 못해. 난 소은정을 대신해서 너를 용서해 줄 자격도 없고, 네 사과 따위는 받을 가치도 없다는 거 똑똑히 알아 둬!” 서민영의 눈동자가 충격으로 물들었다. 박수혁은 더 이상 볼 필요도 없다는 듯 고개를 거두고는 말했다. “뭘 기다리고 있지? 출발해!” “네, 대표님.” 운전을 일초라도 지체할세라 차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 서민영은 온몸이 굳은 채 떠나는 차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내 그녀의 억울함은 분노로 뒤바뀌었다. 자신이 떠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박수혁이 저렇게나 냉담하게 변한단 말인가? 게다가 그는 제 눈앞에 서 있지도 않은 소은정의 편을 들어주었다. 소은정, 기량 하나는 끔찍이도 대단하구나! 서민영은 핸드폰을 집어 들고는 번호를 입력하였고, 곧 상대의 부드러운 음성이 들려왔다. “예리야? 나 입국했어…….” 소찬식은 아직 해외에 있었고, 소은호는 출장 중에 있었다. 그런데도 소은해는 죽자 살자 소은정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길 고집했다. 두 사람은 투닥거리며 문 앞에 다다랐고, 소은정은 내키지 않는다는 듯 입을 열었다. “관리인 아저씨께서 오빠 지낼 곳을 이틀 내내 깨끗하게 쓸고 닦았는데, 뭐 하러 꼭 여기서 지내겠다는 거야?” 소은해가 그런 소은정의 귀를 죽 잡아당기며 말했다. “반대해도 소용없어. 거기는 하도 오래 비워 둬서 지내기 낯설어. 난 여기서 지낼 거니까 말리지 마!” 소은정은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어주었고, 출입문에 그의 지문까지 인식시켜 두었다. 그러고 나서야 소은해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어깨를 으쓱여대며 실내로 들어섰다. 안으로 들어선 그는 곧장 인테리어를 살피기 시작하였다. 수수한 듯하나 세련됨이 드러났으며 값비싼 물건들임을 알 수 있었다. 머리 바로 위에서 다이아몬드의 빛이 일렁였다. 소은정이 가장 애정 하는 모란디 스타일이 곳곳에 스며 있었다. “좋네,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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