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장

"엄마, 정말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 진아연은 조용히 말을 이어갔다. "가난해도 괜찮아." "아연아, 무슨 일이 있어도 도망치는 것은 가장 소용없는 일이란다." 장희원은 그녀의 옆에 앉았다. "아버지 회사를 감당할 수 없으면 그냥 파산하게 내버려 두어라. 돈은 언제든지 벌 수 있지만 공부를 미루어서는 안돼." 진아연은 어머니를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얼굴의 주름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엄마, 나는 도망치지 않아. 근데 그냥 지금 조금 힘드네." "힘들면 쉬어. 저녁은 ?" 진아연은 고개를 저었다. "조금만 기다려." 장희원은 일어나 부엌으로 갔다. 저녁 8시. 진아연은 방에서 쉬고 있었고 장희원은 주방 청소를 하고 나서 쓰레기봉투를 들고 1층으로 내려갔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큰 비는 아니였지만 계속해서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장희원은 우산을 가지러 가기가 귀찮아 비를 맞으며 달려갔다. 재빨리 쓰레기를 버리고 돌아보니 아파트 단지 앞에서 누군가 비를 맞고 있는 모습을 포착하게 되였다. 달려 나올 때는 보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아파트 단지로 달려가 그 모습을 자세히 보았다. 확인후 그녀는 깜짝 놀랐다. 그의 얼굴은 젖어 있었고 그의 막강한 아우라는 빗물에 하수구로 씻겨 내려갔다. "박시준?!" 장희원은 놀라며 물었다. "왜 여기 있는 거예요? 왜 밖에서 비를 맞고 있어요?" 장희원은 그의 팔을 잡고 안으로 끌어당겼다. 그는 팔을 거두어 내며 확고한 목소리로 말했다. "들어가지는 않을게요." 전에 왔을 때 진아연이 다시는 여기에 오지 말라고 경고했었다. 그가 들어가면 그녀는 더 화를 낼 것이다. 장희원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왜 안 들어와요? 아연이 찾으러 온거 아니에요? 아연이가 이유는 말하지 않았지만 당신과 싸운것 같다고 짐작은 했어요." 박시준은 얼굴의 비를 닦으며 말을 했다. "그녀에게 사과하고 싶어요." "그러면 들어와요! 들어오지 않고 어떻게 사과하려고요? 여기에서 비를 맞아도 아연이는 알지도 못하잖아요!" 장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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