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4화

설인아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오예지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아악. 폭행이야. 이 사람 당장 여기서 끌어내요.” 데스크 직원들이 땀을 뻘뻘 흘리기 시작했다. 소리를 들은 경비들이 전부 그곳으로 달려가 오예지에게 물었다. “어디요? 누가 누구를 때렸는데요?” 눈앞에 벌어진 소동에 다들 입을 쩍 벌리며 오예지의 전투력에 감탄했다. 오예지에 걸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직원들은 입을 꾹 다문 채 채팅방에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누가 이길 것 같아?] [둘 다 잘한 건 아니니까 물고 뜯다가 무승부로 끝나지 않을까?] [설인아도 배우 육진수를 꼬신 걸 보면 만만치 않다는 소린데.] 한참 토론하는데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대표님 오신다.”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오트 쿠튀르 슈트를 입은 지서훈이 차가운 눈빛으로 홀에 모여선 사람들을 둘러보더니 대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설인아에게 시선이 멈췄다. 오만하기만 하던 오예지는 언제 그랬냐는 듯 억울한 표정으로 지서훈에게 걸어가더니 울먹이기 시작했다. “오빠, 이 여자가 나 괴롭혀요.” 직원들이 구경이라도 났다는 듯이 지서훈을 바라봤다. 오예지는 미래 주명 그룹 안주인으로 알려진 사람인데 설인아에게 이런 수모를 당했으니 다들 지서훈이 설인아를 톡톡히 혼내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오예지가 지서훈의 팔짱을 끼려는데 지서훈이 이를 피하며 차가운 목소리로 캐물었다. “또 무슨 짓을 하려고 그래?” 다급해진 오예지가 설인아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오빠, 저 여자가 나 때리려 했다니까요. 손목 빨개진 거 봐봐요.” 오예지가 소매를 걷자 설인아에게 잡혀 생긴 빨간 자국이 보였지만 지서훈이 아랑곳하지 않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예지야. 여긴 회사야. 네가 함부로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얼른 돌아가.” 오예지의 표정이 그대로 굳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 지서훈을 바라봤다. 지켜보던 직원들도 지서훈이 오예지에게 화낼 줄은 몰랐기에 깜짝 놀라면서도 지서훈이 얼마나 설인아를 신경 쓰는지 알게 되었고 한편으로 이제 더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