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5화

그제야 반응한 오예지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지서훈을 바라봤다. “오빠, 내가 왜 사과해야 하는데요?” 오예지는 지서훈이 저런 여자에게 사과하라고 한 것이 너무 놀라웠다. 더는 성가신 일에 휘말리기 싫었던 설인아가 지서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됐어. 이만 들어가자.”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기 싫어서 한 말이었지만 오예지에겐 도발이나 다름없었다. 약이 잔뜩 오른 오예지가 설인아의 옷을 잡고 소리를 질렀다. “설인아 씨,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 지서훈이 눈을 질끈 감더니 분노를 참기라도 하듯 오예지를 뜯어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오예지, 내가 평소에 너무 오냐오냐했지.” 오예지가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물러섰다. 데스크 직원이 뒤에서 잡아주지만 않았다면 그대로 바닥에 나동그라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과야 어찌 됐든 오예지의 입장이 난감해진 건 사실이었다. 머리가 윙 해진 오예지는 이성의 끈이 툭 끊어졌고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지서훈과 설인아를 바라봤다. ‘오빠가 여우 같은 년 때문에 나를 밀어내다니.’ 오예지가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오빠 미워요.” 오예지가 울면서 밖으로 나가자 지서훈이 난감한 표정으로 설인아를 바라보더니 미안함을 표시했다. “난감하게 해서 미안해.” 설인아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오예지가 나간 방향을 바라봤다. “소꿉친구인데 따라 나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너도 나 놀리는 거야?” 더는 이 화제를 이어 나가고 싶지 않았던 설인아가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가자. 무슨 상황인지 한번 보게.” 지서훈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팔을 들며 안내했다. “이쪽으로.” 설인아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원유희를 돌아보며 말했다. “유희 씨,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원유희가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입꼬리를 올렸다. “네. 사... 아가씨, 걱정하지 말고 다녀오세요.” 설인아는 그제야 지서훈과 함께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로 향했고 그 뒤로 경악을 금치 못하는 직원들이 보였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야? 대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