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2화

‘이건 협박이잖아요!’ 서예은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마음대로 하세요.” 몸을 돌린 서예은은 사무실 문을 쾅 닫고 나갔다. 그러나 신민재는 화를 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웃고 있었다. 서예은이 세게 문을 닫은 건 화가 났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화를 낸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신민재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정장 재킷을 걸친 신민재는 사무실을 나서며 큰 소리로 말했다. “허안나 씨도 나랑 같이 구일 그룹 대표님 만나러 가죠. 추후 협력 건 논의해야 하니까.” 엉덩이를 흔들며 의기양양하게 일어선 허안나는 서예은 쪽을 향해 눈을 흘기며 말했다. “알겠어요.” 신민재와 허안나가 자리를 뜬 뒤 하린은 분노에 차서 말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저 사람들 감히 우리 프로젝트 빼앗은 거예요?” 서예은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저 사람들은 체면이라는 걸 알까요?” 잠시 멈칫한 하린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러게요... 모르는 것 같아요.” 서예은이 하린에게 말했다. “저런 사람들 때문에 화낼 필요 없어요.” “어떻게 화가 안 나겠어요? 내 보너스, 아아...” 보너스가 이대로 날아갔다는 생각에 하린은 정말로 화가 났다. 저녁, 서예은과 박시우는 함께 이금희 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일부러 마당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이금희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박시우를 소개하며 그가 서예은의 남편이라고 말했다. 모두들 서예은이 너무 잘생긴 남편을 찾았다고 안목이 좋다며 칭찬했다. 이금희는 성격이 좋고 또 워낙 두터운 인맥을 자랑했기 때문에 모두들 박시우를 칭찬하기 바빴다. 자기를 치켜세우는 말을 너무 많이 들은 박시우는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몰랐다. “할머니, 우리 이제 올라가서 밥 먹을까요?” 서예은은 이금희가 일부러 이러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금희는 지금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 온 세상에 알리고 싶어 했다. 이금희는 충분히 자랑한 것 같다고 생각한 후에야 서예은 일행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어르신 너무 좋으시겠어요. 손녀딸이 이렇게 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