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1장

"쓸데없는 생각이야." 나영재의 말투는 평소와 다름없었지만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안소희의 말과 행동이 예전이랑 다르고 내 한계선을 건드리는 일을 하니까 싸우는 거야." "허." 연청원은 바람 빠지는 웃음을 흘리더니 의미심장한 얼굴로 혀를 찼다. 나영재는 연청원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안 믿겨?" "대체 누가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거야?" 연청원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나영재를 자극했다. "안소희 씨가 예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네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누구보다 내가 잘 알아." "나 먼저 갈게." 나영재는 더 이상 연청원과 쓸데없는 말을 주고받고 싶지 않았다. "영재야." 연청원이 나영재를 불러 세웠다. 손에 핸드폰을 쥔 채 나영재는 무엇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냉담한 시선으로 연청원을 바라보았다. "안소희 씨는 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 유일하게 네 감정을 쉽게 동요시킬 수 있는 사람이야." 연청원은 핵심을 찔렀다. 자신이 불면의 밤을 겪어야 한다면 나영재도 편히 잠들 수 없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안소희 씨와 똑같은 일을 했다면 넌 싸우지 않았을 거야. 그게 허가윤일지라도." 친한 친구의 가슴에 칼을 찔러 넣는 일은 연청원에게도 나영재에게도 익숙했다. 연청원의 말은 나영재의 마음속에 파문을 일으켰다. 나영재는 무표정한 얼굴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왼손을 연청원에게 뻗었다. 연청원은 의아했다. 그때 연청원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뭐 하는 거야?" "차 키." 연청원이 했던 말들에 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은 것처럼 나영재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내 차는 안소희가 가지고 가서 네 거 빌릴게." "그럼 나는 뭐 타고 가?" "데려다줄게." 연청원은 어리둥절했다. 나영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읽히지 않았다. '너무 자극해서 바보가 된 건가?' 나영재는 실랑이를 하기도 귀찮아 연청원의 손에서 차 키를 가져갔다. 말투는 여전히 덤덤했다. "갈 거면 차에 타." 연청원은 거절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늦어 비서에게 데려다 달라고 하지 않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