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2장

이 상황을 모면할 말이 떠오르기를 간절히 바랐다. "이혼하지 말자고 한 것도 잘못이야?" 기분이 나빠진 나영재 주위의 온도가 한층 서늘해졌다. 성진영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혼을 하지 말자고 했다고?' 눈을 휘둥그레 뜬 성진영은 의외라는 듯 물었다. "사모님과 이혼 안 하세요?" "안소희는 이혼하겠대." 나영재는 냉랭하게 대꾸했다. 자신을 향해 꺼지라고 하던 안소희만 떠올리면 울분이 치밀어 올랐다. 성진영은 나영재의 말에서 대략적인 상황을 추측했다. 아마 나영재는 허가윤의 인품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안소희와의 이혼을 무르고 싶은 것일 것이다. 그러나 독립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안소희는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싫어 거절한 것 같았다. 추측을 끝낸 성진영이 한 마디 했다. "사모님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도 당연하죠." 성진영에게 배신당한 것만 같은 느낌에 나영재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성진영!" '당연?' 나영재는 전혀 당연하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사모님 입장에서 이 일을 바라보면 사모님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실 거예요." 성진영은 심리상담사처럼 이야기했다. 나영재는 분노로 폐가 아팠다. '틀리지 않았다고?' 납득할 수 없었다. 성진영은 나영재의 표정만으로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이 되어 예를 하나 들었다. "만약 사모님이 서 대표님을 위해 사장님에게 이혼을 요구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런데 나중에 서 대표님의 인품이 좋지 않다는 걸 발견한 사모님이 이혼을 무르자고 하면 어떠실 것 같아요?" "어떨 것 같은데?" 나영재는 오히려 반문했다. 성진영이 내세운 가설에 마음속에서 분노가 치밀었다. "왜 사모님 멋대로 이혼을 하네 마네 결정을 내리는지 어이가 없으시죠?" 성진영은 나영재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았다. "사모님에게 배신당했다는 생각에 화가 나고 심지어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드시죠?" 나영재는 아무런 말이 없었지만 그의 반응이 모든 것을 설명해 주었다. 성진영은 한 마디로 모든 것을 정리했다.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