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장

"그 사람?" 안소희는 키워드를 바로 캐치했다. 허가윤은 잠시 멈칫하더니, 그제서야 자신이 말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아챘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번 임무는 이미 실패했고, 그녀가 잡히든 자리를 뜨든 어차피 결국엔 그 사람 손에 들어가게 되어있었다. 말하든 말든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았다. "내가 말하면 내 가족들을 보호해줄 수 있어요?" 허가윤이 마지막 조건을 제시했다. "그들은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에요." "먼저 말해요." 안소희는 바로 동의하지 않았다. 허가윤은 비록 영문을 알 수는 없었으나, 안소희의 이런 대답을 듣고 나니 순간 시름이 놓였다. 그녀는 안소희를 바라보며 "그냥 물어봐요, 일이 너무 복잡해서 나도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그 사람이 당신더러 나를 납치하라고 했어요?" "맞아요." "왜요?" "그는 당신이 망가지는 동영상을 찍어서 그걸로 당신을 협박해 그의 말을 따르게 하려고 했어요." 허가윤은 곧이곧대로 얘기했다. "남자에요, 여자에요? 나에게 무슨 일을 시키려고 했던거죠?" 안소희가 계속해서 질문했다. "남자에요. 당신더러 나영재의 곁에 계속 있으면서, 그가 무슨 명령을 내리면 그의 명령대로 당신이 움직이기를 원했어요." 허가윤은 마음이 한결 편해진 것 같았다. "내가 돌아온 것도 다 그의 뜻에 따른거에요." "그가 당신더러 나영재와 결혼하라고 했나요?" "맞아요." "당신은 왜 그 사람 말대로 하는 거죠?" "난 안 들을 수가 없어요. 내 전부가 그 사람 손에 있어요." 허가윤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내 목숨, 내 전부가 그 사람 손에 달려있어요." 안소희: "? ? ?" 지금은 법치 사회 아닌가? 허가윤은 휴대폰을 꺼내 앨범에서 사진 한장을 찾아 안소희에게 보여주었다. "사진에 있는 사람은 제 할머니와 남동생이에요." 안소희가 사진을 보는 것을 보고, 허가윤은 계속하여 말을 이어갔다. "그 사람의 부하들이 지금 할머니와 제 남동생을 보살피고 있어요. 난 계속 그 사람의 말을 잘 들었고,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