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0장

나영재는 쓸데없는 말에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 "허가윤이 이 2년 동안 누구랑 있었는지 조사해 봐. 그리고 저번에 그 사진에 있던 사람도 같이 알아봐." "알겠습니다." 성진영은 바로 대답했다. 전화를 끊고 피곤했던 나영재는 침대에 누워 미간을 주무르더니 침실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이혼을 언제까지 미룰 수는 없는 일이었다. 만약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면 안소희는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나영재는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인 상태에서 잠이 들었다. 꿈에서 나영재는 안소희를 봤다. 안소희는 검은색 가죽 코트를 입고 나영재에게 등을 돌린 채로 서 있었고, 뒤에는 검은 옷을 입고 검은 선글라스를 쓴 보디가드가 한 무리가 있었다. 나영재는 쫓아가 안소희가 대체 누구냐고 물어보려고 했으나 총이 나영재의 머리에 닿은 걸 느꼈다. 총을 들고 있는 사람은 바로 안소희였다. 안소희의 얼굴에는 이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차가움이 가득했고, 방아쇠를 당겨 아무런 감정 기복도 없이 나영재를 죽였다. 죽기 전 나영재는 안소희가 하는 말을 들었다: 임무 완료. 목표는 이미 사살되었다. 나영재는 깜짝 놀라 꿈에서 깨고는 재빨리 자기 이마를 닦았다. 이마에 온통 땀인 걸 발견하고는 호흡을 가다듬자 눈빛도 이 순간 더욱 깊어졌다. 바로 이때 휴대폰 벨소리가 다급하게 울렸다. 나영재는 마음을 가다듬고 휴대폰을 들었다. 안소희한테서 걸려 온 전화에 나영재는 미간을 찌푸렸지만, 결국에는 받았다. "여보세요?" 안소희는 휴대폰 너머에서 들려오는 잠긴 목소리에 잠깐 멈칫했다. 성진영이 거짓말 한 게 아니었어? "지금 어디야?" 안소희가 먼저 물었다. "로얄 가든 별장." 꿈을 꾸어 잘 자지 못한 탓 인지 나영재는 정신 상태가 좋지 않았다. "무슨 일이야?" "성진영이 그러는데 어젯밤 나를 찾느라고 시간을 많이 지체했다며. 게다가 저녁에 또 연청원한데 끌려가서 일 얘기 했다고 들었어." 나영재는 안소희가 자신의 반응을 떠보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언제면 휴식 끝내고 이혼하러 갈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