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62화

야차왕은 자신의 질서신련을 부숴버린 청제탑을 보자 목소리가 순식간에 얼음처럼 차갑게 변했다. “이 극도 선기가 역시 네놈이 갖고 있었군! 본왕에게 굴복하지 않으려면 죽어야지!” 야차왕은 가라앉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고 나서 주먹을 내던졌다. 그 순간, 삼천 법칙의 신성한 빛이 그의 뒤에서 솟아올라 천지를 비추었고 혼돈의 허공을 환하게 밝혔다. 그의 머리 위에 있는 허황한 세계가 열리자, 수많은 불길한 힘은 검은 밀물처럼 몰려들어 지극히 빠른 속도로 주변의 공간을 부식하였다. 몇 호흡할 사이에, 이태호는 자신의 시공 영역이 강제로 뚫렸고 무한한 혼돈의 기운이 공간을 찢었으며 천지의 위압을 지니고 자신을 진압해 오는 것을 느꼈다. ‘안 돼!’ 이태호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이건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 기괴한가? 심지어 시간과 공간 법칙의 힘까지 무시할 수 있다니!’ 시공 영역은 그의 가장 강한 비장의 무기였다. 그러나 야차왕의 기괴한 신통은 시공 영역의 봉쇄를 완전히 무시할 수 있어서 이태호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즉시 경계를 세우고 청제탑을 머리 위에 띄웠으며 대라신검을 힘껏 잡았다. 다음 순간, 야차왕이 내던진 주먹의 빛이 날아올 때, 이태호의 온몸 세포에서 눈부신 빛을 발산하였고 세포 우주 안에 저장된 천지의 힘을 빠르게 대라신검 안에 주입하였다. 날카로운 검의는 시간과 공간 법칙의 힘과 뒤섞여 대라신검과 얽혔다. 5척이나 되고 오색찬란한 빛을 발산한 대라신검에서 내뿜은 무시무시한 힘은 허공을 요동치게 하였고 근처에 있는 시간의 강마저 흔들었다. 이태호는 주저 없이 대라신검을 거세게 내리치자, 길이가 만 리에 달하는 황금색 검빛이 이 혼돈의 허공을 가르며 솟아올랐고 아래 창란 세계의 태막 위에 선명한 흔적을 남겼다. “참하라!” 무시무시한 검빛은 주먹의 빛을 깨뜨렸고 섬뜩한 빛에 천지가 뒤집혔으며 해와 달이 빛을 잃었고 은하수는 부서진 듯 흩어졌다. 야차왕의 조롱 섞인 표정이 순식간에 정중하게 변했다. 그가 앞으로 나아가자 뒤에 드러난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