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63화

허공에서 야차왕의 눈처럼 새하얀 육신에서 무한한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였는데 마치 상고시대의 깨어난 신령을 방불케 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가운 눈동자 속에서 강렬한 살의를 내뿜었다. 방금 이태호가 날린 검빛은 그를 거의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마침 결정적인 순간에 비법을 사용해서 강제로 천지의 힘을 뽑아서 가까스로 막아냈고 육신을 재구성하였다. 아직 죽지 않았지만 원신을 분신에 기탁한 야차왕은 여전히 자신이 천지의 힘을 뽑은 후 창란 세계가 자신을 점점 배척하고 있으며 강력한 세계의 힘이 그를 제압하고 있음을 뚜렷이 느꼈다. 동시에, 이 원신이 시간의 강을 가로질러 강림한 것이기에 그는 계속 시간 법칙의 침습을 받아야 했고 분신의 수명은 줄어들었다. 야차왕은 분신이 잠시 동안만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 이 상황에, 최대한 빨리 이태호를 굴복시키지 못한다면 분신은 천지의 배척과 시간 법칙의 영향으로 결국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의 진신(眞身)이 선왕이고 시간선을 거두고 삼세신을 하나로 합쳐 천지와 같은 수명을 가진 공포의 존재라 할지라도 한 분신으로 시간의 강과 맞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생각에 야차왕은 고개를 들어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 그는 손을 뻗고 허공을 찢은 후, 무한한 혼돈의 기류를 모아서 하늘을 뒤덮은 발톱의 허영을 만들었다. 이 발톱 허영이 형성된 순간, 공간이 부서졌고 삼천 법칙마저 빛을 잃었다. 이태호는 발톱 허영을 보자 마음속에서 불길한 예감이 올라왔다. 그가 진선으로 비승한 후 아직 이런 상황을 겪지 못했지만 손 놓고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소천세계에 있는 천지의 힘을 미친 듯이 끌어냈다. 원래 평온했던 소천세계는 마치 기름 냄비에 물방울이 떨어진 것처럼 들끓었고 방대한 천지의 영기가 순식간에 뽑혀 나갔다. 소천세계 창공의 깊숙한 곳에 있는 본원 공간에서 삼천 대도 법칙이 나타났고 빠르게 대라신검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 촤르륵! 대라신검은 법칙의 성스러운 빛을 내뿜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