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69화

대전 밖에서. 이태호는 달려오는 신수민과 남유하를 끌어안았다. 신수민처럼 성격이 털털하고 외향적인 여인에 비해 백지연과 백정연 두 자매는 다소 내성적이고 정숙했다. 그녀들도 남편의 안위가 걱정되었지만 대전에 나타난 연장생과 유태양을 보자, 이태호에서 한 척 떨어진 곳에서 멈춰 섰다. 그러나 그녀들의 가을 호수와 같은 눈동자에서 짙은 근심, 그리고 감격과 기쁨이 드러난 것을 볼 수 있다. 신수민과 남유하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은은한 향기를 맡으며 이태호는 부인들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난 그냥 너무 많은 내공을 소모했을 뿐이야. 죽을 정도는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남유하는 백옥과 같은 손가락을 이태호의 입에 대고 눈을 흘겼다. “죽음을 뜻하는 말은 입에 담지도 마세요!” 그녀의 푸른 눈동자에 애틋한 감정으로 가득 찼지만 이태호가 처자식을 버리고 도망치려는 나쁜 남자를 바라본 것처럼 화난 표정을 지었다. 이태호의 뒤를 따라 도착한 연장생과 유태양은 눈앞에서 펼쳐진 애틋한 장면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유태양은 곧바로 헛기침을 하며 인사했다. “에헴... 사숙모님들, 안녕하십니까.” 이태호의 품에 안겨 그의 넓은 가슴에서 발산한 강력한 기운을 들이마시던 남유하와 신수민은 햇볕을 쬐는 게으른 고양이처럼 나른한 얼굴을 드러냈다. 유태양과 연장생의 헛기침 소리가 이 고요하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깨뜨리자, 그녀들은 비로소 다른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신수민은 놀란 토끼처럼 빠르게 이태호의 품에서 뛰쳐나와 붉게 물든 얼굴로 말하였다. “아, 유 장로, 연 장로도 계셨군요.” 남유하는 머리를 움츠리고 귓불까지 붉게 물들인 얼굴을 감싸며 이태호가 왜 미리 알리지 않았냐는 듯 눈을 흘겼다. 곧이어 그녀도 이태호의 품에서 벗어났다. 옆에 있는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는 입을 가리고 키득거렸다. 그녀들의 눈썹은 초승달처럼 휘어졌고 눈에는 달콤한 사랑으로 가득 찼다. 두 부인의 쑥스러운 표정을 보자 이태호는 입술을 달싹거렸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는 계속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