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4화

“송 대표님, 전 휴가 낸다고 한 적 없어요.” 불길한 예감이 스며드는 가운데 서지수가 조심스레 말했다. “이틀만 쉬세요. 그동안 두 분이랑 잘 얘기해보세요.” 송시헌은 이미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외부인 하나 때문에 이원그룹을 엮는 건 손해라는 걸, 진수혁 쪽에서도 말리지 않는 걸 보면 이미 마음을 정한 듯했다. 그 순간, 서지수는 자본의 힘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이익 앞에서 자신 같은 하찮은 존재는 언제든지 버려질 수 있다는 냉정한 현실을. “왜 멍하니 서 있어?” 진성규는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서지수를 노려보며 쏘아붙였다. “내가 직접 경호원들 시켜서 끌어내야겠어?” “결국 원하는 게 양육권이지 않나요?” 서지수는 이 상황을 먼저 벗어나기로 마음먹었다. 그들에게 끌려가는 건 결코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테니까. “다시 협의하자고요.” “다시 협의?” 진성규가 되물었다. “네.” 서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성규는 미리 준비해둔 이혼 합의서를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 얼굴은 여전히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이 서지수의 마음을 꿰뚫는 듯했다. “사인하면 제대로 협의해줄게.” 서지수는 문서를 받아들고 펼쳐보았다. 그 안에는 재산은 하나도 없고 아이의 양육권은 진수혁에게 넘어간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잠시 사인하고 속여볼까도 생각했다. 어차피 전에 작성한 합의서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건 너무 위험한 도박이었다. 진씨 가문의 힘이라면 진수혁의 서명을 조작하는 건 쉽게 할 수 있고 몰래 이혼 서류를 제출하는 것도 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이를 되찾는 건 거의 불가능해진다. “사인 안 할 거냐?” 진성규가 물었다. “네. 못 하겠습니다.” 서지수는 더 이상 피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럼 어쩔 수 없지.” 진성규는 이혼 서류를 경호원에게 넘기며 명령을 내렸다. “서지수, 데려가.” “예!” 경호원 네 명이 동시에 대답했다. 서지수의 시선은 자연스레 송시헌에게 향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선을 그은 듯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죄송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