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화
박시형이 미동조차 하지 않자 다급해진 고태빈은 박해은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네가 나서서 중재하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박해은은 솔직히 이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애초에 그녀 자신부터 박시형 앞에서 떳떳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마일테크 사건 당시, 그녀가 섀도우를 사칭했던 일은 박시형이 굳이 문제 삼지 않은 덕분에 조용히 묻혔다. 그 일은 다행히도 노혜순의 귀에까지 들어가지 않았다.
박해은은 자신이 박씨 가문에서 쫓겨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했다. 그런데 지금 고나율을 위해 나선다면 박시형의 분노를 건드리게 될 수도 있었다.
그녀는 고태빈의 눈빛에 짙은 분노가 서려가는 것을 발견하고 잠시 주저하다 결국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작은아버지, 저는 이미 오빠와 결혼했어요. 나율이는 오빠의 친동생이니 도리상 작은아버지를 삼촌이라고 불러야 마땅하죠. 저희 모두 한 식구라는 점을 생각해서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저희가 돌아가서 반드시 제대로 교육하고 벌을 주겠습니다.”
그녀는 고나율의 손을 잡고 거의 박시형 앞으로 끌고 가다시피 했다.
“나율아, 어서 삼촌께 사과드려.”
고나율은 당장이라도 이 자리를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눈앞의 남자가 자신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거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마지못해 박시형에게 고개 숙이며 사과했다.
“죄송해요, 삼촌. 다시는 안 그럴게요.”
박시형은 마치 역겨운 것을 피하듯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그의 눈빛에 담긴 노골적인 혐오감은 전혀 숨겨지지 않았다.
“누가 너희와 가족이라는 거야? 삼촌이라는 호칭은 사양할게.”
미간을 찌푸린 그가 건성으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네가 사과해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닐 텐데.”
그 말을 듣자마자 상황을 파악한 박해은은 재빨리 고나율을 박유준의 앞으로 데려갔다.
“나율아, 빨리 사과해.”
고나율은 감히 자신이 해하려 했던 사람 앞에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마음속에는 서규영과 이 상황에 대한 증오와 함께 형언할 수 없는 굴욕감이 뒤섞였다.
그녀는 진심으로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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