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7화

‘그때 단 몇억만이라도 챙겼더라면 좋았을 텐데.’ 서로 원망한 후 두 사람은 진정했다. 단지 끝없는 침묵만이 남았다. 두 사람은 회사에 머물러 있는 며칠 동안 미친 듯이 날뛰었다. 마침내 함께 박해은의 작은 아파트로 돌아왔다. 장경희와 고나율은 여전히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장경희는 두 사람을 보자마자 달려들어 분노에 찬 얼굴로 말했다. “너희 둘 도대체 어디서 뭐 하고 있었길래 일주일 동안 전화 한 통을 안 받았어? 잘하는 짓이야. 이제는 마누라만 신경 쓰고 엄마는 잊었구나. 네 엄마인 나는 일주일에 두 번 투석하러 병원에 가는데 너는 돌보지도 않는다니. 정말 좋은 아들을 뒀어. 양심을 개 준 건가.” 장경희는 두 사람이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어 신혼여행을 갔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박해은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너는 비록 부유한 집 아가씨지만 우리 고씨 집안 며느리가 되었으니 너무 나대지 마. 어느 집 며느리가 남편한테 일주일 동안 집에 돌아가지 말자고 부추긴대? 태빈이는 지금 돈을 벌고 사업을 하고 있잖아. 요물처럼 일을 방해하지 마.” 박해은은 이 말을 듣고 짜증이 나고 아이러니하다고 느꼈다. 박해은은 매우 짜증이 났지만 장경희는 눈치도 없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 박해은은 화풀이할 곳을 찾고 있었다. “늙다리, 한 마디만 더 지껄이면 꺼져!” 박해은은 거침없이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그녀도 이 늙은이를 오랫동안 참아왔었다. 이전에는 그녀의 아들 때문에 참았지만 이제는 무슨 거리낌이 있겠는가? 장경희는 박해은이 자신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온몸이 떨렸다. “너, 뭐라고 했어?” 며칠째 죽은 듯이 멍해 있던 고태빈이 갑자기 정신을 차렸다. 그의 눈에는 절망감이 가득했지만 여전히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박해은, 어떻게 내 엄마한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박해은은 차갑게 웃었다. “이미 그렇게 말했는데 어쩌라고. 결혼식 일은 아직 할망구한테 따지지 않았어. 여기는 우리 집이야. 거슬리면 나가.” 장경희는 분노로 온몸이 떨렸다. “아들아, 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