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화
덕종이 잠시 말을 멈췄다. 신하들 사이엔 이미 이견이 사라진 지 오래였다. 아무도 김신재에게 도전할 자신이 없었다.
이만큼 긴 시를 쓰라 해도 그들 중 누구도 한 달 안에 써낼 수 있을지 장담 못 할 터였다.
이무필은 눈빛이 흔들린 채 중전과 국구, 그리고 국사까지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는 정말이지,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세자 자리를 빼앗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이대로 물거품이 되어버리나?
아바마마께서 분명히 형님을 폐하고 자신을 세자로 삼으신다 하지 않으셨던가.
조장훈은 눈을 감았다. 고통스러웠다. 설마 저따위 환관한테 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김신재, 어명을 받들어라.”
조금 전까지만 해도 비틀거리며 혼미했던 김신재가 그 순간 눈빛이 또렷해졌다.
평생 ‘환관’이라는 소리나 듣고 살 순 없지.
세자 소부, 얼마나 근사한가.
이제 이무열도 감히 그를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다.
“명 받들겠사옵니다.”
“그대는 개량한 활로 세자가 무과에서 으뜸이 되게 했고 오늘은 문과에서도 수석을 차지했다. 문무겸비라 할 만하니 세자를 보필할 자격이 충분하다. 세자 소부로 임명하고 종4품 벼슬을 내리노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또한 금패 하나를 내리노니 이후 궁에 들 때 따로 통보하지 않아도 된다.”
복만이 준비해 두었던 금패를 내밀었다. 마음 한구석이 쓰리기 짝이 없었다.
환관이 벼슬을 받다니, 이 나라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세자, 어명을 받들어라.”
이무열은 흥분된 얼굴로 무릎을 꿇었다.
“아바마마, 소자 여기 있습니다.”
“이제는 성정을 고쳐야 한다. 소부를 존중하고 그에게 많은 것을 배워라. 제왕이란 나라를 세우는 것보다 지켜내는 게 백 배는 어렵다. 문도 무도 어느 하나 소홀히 해선 안 된다.”
“명심하겠습니다.”
덕종은 책상 위의 호군령을 들어 올렸다.
“이무열을 진북대원수에 봉한다. 3일 내에 진원효와 함께 연제 옥문관으로 출정하여 북정국 오랑캐를 물리치도록 하라.”
“명 받들겠습니다. 절대 아바마마의 뜻을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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