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화

강청연은 막 아침상을 물린 참이었다. 그때 호위군이 다가와 무언가를 아뢰자 그녀는 고개를 돌려 말했다. “이 일은 김 소부께 여쭈어보거라.” 어제 구상철을 한 차례 푸대접했으니 오늘은 달콤한 미끼라도 하나 던져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김신재는 아직 젊고 기운도 왕성하니 혹여나 이미 아이를 가진 것이 아닐까 싶었다. 태기가 너무 차이 나면 훗날 세자의 의심을 살지도 모를 일이었다. 한편 그 말을 들은 호위군은 얼떨떨해졌다. 세자빈의 행차가 어찌 김 소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단 말인가? 그러나 곧바로 이웃 행랑에 머물고 있던 김신재에게 달려가 전했다. 김신재는 이미 춘향이 새벽녘에 몰래 장군부로 향했다는 말을 들은 터였다. 잠시 생각을 굴린 뒤 그는 조용히 대답했다. “연제국의 투우 대회는 나라의 큰 잔치이니, 세자빈마마께서 참석하시는 편이 옳겠지요.” “알겠습니다.” 이무령은 곁에서 걱정스레 물었다. “구상철이 요즘 저리도 다급하니, 오늘 무슨 일을 꾸밀까 두렵구나.” “예, 세자빈마마께서 이토록 아름다우시니, 조급한 것도 무리는 아니지요. 어서 아이부터 가지면 구상철도 금세 저세상으로 갈 테니 그 또한 좋은 일이고요.” “그 늙은이가 뻔뻔하게 세자빈을 탐하다니, 참으로 죽일 놈이지. 세자빈만 불쌍하게 되었다. 덕헌국의 으뜸 미녀가 저런 늙은 똥개 같은 놈에게 순결을 빼앗긴다니, 과연 마음의 준비는 되었는지 모르겠구나.” 이무령도 여자였기에 강청연의 처지가 얼마나 괴로운지 모를 리 없었다. “그러니 군주마마께서도 남편감 고를 땐 눈을 부릅떠야 할 겁니다. 세자 저하와 같은 분을 만나시면, 다음번은 군주마마 차례일 테니 말입니다.” 그 말에 이무령은 눈을 부라렸다. 낯선 사내의 아이를 품는다니 터무니없는 소리였다.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말거라! 우리 오라버니는 예외다. 게다가 왕실 자제의 혼사는 원래 정으로 맺는 게 아니라, 이익 따져가며 짜인 것 아니냐. 어디 고를 틈이나 있겠어?” 김신재는 장난스레 웃으며 말했다. “제가 훗날 세자 저하의 태부가 되면, 군주마마